풀리지 않는 청년 고용난에 비상

李대통령 ‘기존 틀 넘는’ 대책 주문

11일 예정된 대책 연기 후 재검토

모든 대책 내년예산 반영땐 7조~8조

“재정투입 상응하는 고용효과 따져야”

청년 취업자가 1년새 19만명 급감해 ‘청년고용’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도 수개월간 준비해 발표 직전까지 갔던 청년 일자리 대책을 보완해 발표하기로 했다. 사진은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윤창빈 기자
청년 취업자가 1년새 19만명 급감해 ‘청년고용’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도 수개월간 준비해 발표 직전까지 갔던 청년 일자리 대책을 보완해 발표하기로 했다. 사진은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윤창빈 기자

전체 취업자는 늘었지만 청년 취업자는 1년 새 19만명 넘게 줄었다. 청년 취업자 감소는 45개월째 이어졌고, 청년 실업률은 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청년 고용한파가 장기화하자 정부가 당초 발표 직전까지 준비했던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을 다시 보완해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열고 7월 고용동향과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 등을 점검·논의했다.

정부는 이날 현재 준비 중인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이른 시일 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책 집행을 위한 사전 준비와 청년 대상 정책 정보 제공도 함께 추진한다.

정부는 당초 11일 국무회의에서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발표할 예정이었다. 재경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사전 설명 일정까지 잡았지만 안건이 조정됐다면서 갑자기 보고를 미뤘다. 수개월간 준비해 발표 일정까지 잡았던 대책이 막판에 연기된 것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예산과 관계부처 간 추가 협의뿐 아니라 대책 내용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 고용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기존 정책의 틀을 넘어서는 대책을 주문한 것도 보완 작업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노동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혁신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인공지능(AI) 확산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기업 취업뿐 아니라 청년 창업을 활성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 6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청년 일자리 정책의 큰 방향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AI 등 첨단·선호 분야 전문인력을 20만명 이상 양성하고 민간·공공 일자리와 청년 창업 등을 합쳐 30만개의 일자리·창업 기회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핵심 목표치까지 공개하며 사실상 발표 수순에 들어갔던 대책을 다시 보완하기로 한 배경에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청년 고용난도 자리 잡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34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9만1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인구가 같은 기간 14만4000명 줄어든 것을 감안해도 취업자 감소폭은 더 컸다.

청년층 고용률은 44.2%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업자는 25만1000명으로 4만1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5.5%에서 6.8%로 1.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사회 진입 단계에 있는 20대 초반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20~24세 취업자는 지난해 7월 106만5000명에서 올해 7월 94만1000명으로 12만4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률은 45.8%에서 42.6%로 3.2%포인트 급락했다. 25~29세 취업자도 8만명 줄었고 고용률은 0.6%포인트 하락한 71.4%를 기록했다.

전체 고용지표와 비교하면 청년층의 부진은 더욱 뚜렷하다. 7월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0만8000명 증가했다. 증가폭도 6월 6만3000명에서 확대되면서 4개월 만에 다시 10만명대로 올라섰다. 전체 취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청년 취업자는 19만명 넘게 줄어든 셈이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청년 일자리 대책이 내년 예산안에 모두 반영될 경우 7조~8조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청년 고용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년 고용상황이 어려운 만큼 지원 확대가 필요하지만, 재정 투입에 상응하는 추가고용 효과가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지원금이 없어도 채용했을 청년에게 지원금이 지급되는 ‘사중손실’이 커지면 예산은 늘지만 실제 순고용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중동지역 긴장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과 폭염 등 기상여건 악화가 향후 고용시장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청년 대책과 별도로 제조·건설·농림 등 고용 부진 업종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한다. 정부는 ▷산업활력 제고 ▷인력양성 ▷일자리·창업 확대 ▷근로여건 개선 ▷고용기반 확충 등을 중심으로 추가 과제를 발굴해 일자리전담반에서 논의한 뒤 경제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