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의료기관 수용 어려운 상황서 기사회생
인천소방본부 협력으로 산모와 신생아 모두 살려
응급의학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유기적 협진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하대병원이 여러 의료기관에서 병상 부족 등의 이유로 수용이 어려웠던 고위험 산모를 받아 응급분만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4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임신 27주의 쌍둥이를 가진 경산모 A씨는 지난달 22일 조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궁경부원형결찰술을 받은 뒤 경과를 관찰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오전 3시 30분께부터 5분 간격의 규칙적인 진통이 시작되면서 119에 긴급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기존 진료를 받던 병원은 신생아중환자실(NICU) 병상 부족으로 산모를 받을 수 없었고 다른 의료기관들도 병상과 진료 여건 등의 문제로 잇따라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119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는 응급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의료기관들과 협의를 이어갔지만, 산모의 분만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간이 촉박해졌다.
결국 인천소방본부와 책임응급의료체계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인하대병원이 자체 판단을 통해 산모 수용을 결정했다.
병원 역시 NICU 병상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응급분만을 진행했다.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으로 이날 오전 5시 51분 1.1kg의 여아가, 이어 오전 5시 54분에는 1.08kg의 남아가 무사히 태어났다.
현재 쌍둥이는 인하대병원 지역모자의료센터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인큐베이터 치료와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이번 사례는 응급의학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가 긴밀한 협진 체계를 가동한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응급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는 전문 진료과 당직과 수술·중환자 치료를 담당할 배후진료 체계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인하대병원은 관련 진료과가 즉시 협력하면서 산모와 신생아를 모두 살릴 수 있었다.
인하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역모자의료센터,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를 연계 운영하며 응급진료부터 입원, 중환자 치료, 후속 진료까지 이어지는 통합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2017년과 2020년, 2024년 세 차례 전국 1위를 차지했으며 비상진료 기여도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모자의료센터는 지난해 산과 기능을 강화해 고위험 임산부와 신생아를 함께 치료하는 통합 진료체계를 갖췄고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는 인천·경기 서북부 최초로 소아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택 인하대학교 의료원장 겸 인하대병원장은 “응급의학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신속하게 협력한 덕분에 산모와 신생아 모두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권역 거점병원으로서 응급·중증 진료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