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증시 긴급조치권’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이 급변하면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배율을 직접 낮추거나 거래 제한 등 안정화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예탁금 기준 상향 등 잇따른 대책에도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자, 배율 조정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가 검토하는 핵심 방안은 현재 2배로 고정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배율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배율 변경을 위해 수익자총회를 거쳐야 해 급격한 시장 변동 상황에서는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다. 홍콩의 ‘가변 레버리지 비율’ 제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을 매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참고하고 있다. 투자 한도와 기본예탁금 추가 상향, 모의투자 의무화 등 보완책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두 달여 만에 제도의 전면적인 보완에 나서는 상황이 됐다.
도입 이후 두 달간 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두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시장 변동성을 더 키웠다. 급기야 7월 말에는 코스피가 사흘간 17% 넘게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고, 이후 하루 만에 18% 가까이 급등하며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장 충격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작용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런 극심한 변동성이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곳곳에선 “국장 탈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7월 코스피 급락을 두고 “산전수전 다 겪은 한국 개미들조차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고, 이코노미스트는 AI 반도체 열풍과 개인투자 열기가 맞물린 한국 증시를 두고 ‘국가 자본주의와 시장 투기의 극단이 결합한 실험장’이라고 지적했다. 증시 부양 정책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도한 투자 열기가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긴급조치권 도입은 급격한 시장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사후 약방문일 뿐이다. 도입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신규 투자분부터 레버리지 배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등 충격을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기 투자를 유도하고 투자자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