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하청노조 중노위에 재심 신청
울산지노위 카마스터 제외 사용자성 인정
기업 441곳에 교섭 요구…“후속 입법 시급”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현대자동차가 사내 하청 근로자와 교섭을 해야한다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노사 모두 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는 오는 8월 첫 회의를 열고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다시 판단할 계획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빗발치면서 업계 안팎에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28일 재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2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하청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성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재심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중노위는 오는 8월 10일 첫 심문회의를 열고 양측의 주장을 들을 예정이다.
앞서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금속노조가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공고 시정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울산지노위는 직군에 따라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달리 판단하고 교섭에서 다룰 수 있는 의제도 한정했다.
울산·전주·아산공장 사내 하청 근로자들과 외주 업체 소속인 구내식당 근무자, 공장 보안·경비 요원들에 대해선 현대차가 교섭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현대차가 소유하고 있는 작업 공간, 시설에서 근무하며 원청의 기준 및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판매대리점 소속인 카마스터(영업사원)에 대해선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별도 사업자인 대리점이 독립된 공간을 운영하면서 사원 모집, 인원 운영, 보수 지급 등을 담당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더불어 울산지노위는 노조가 요구한 모든 의제가 교섭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원청의 생산 계획이나 시설·설비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의무실 및 휴게공간 제공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 부문의 교섭 의제까지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앞서 현대차는 하청 근로자와 직접 고용 관계가 없고 임금, 인사 등 핵심 근로 조건을 각 협력업체가 결정한다는 점을 들어 사용자성을 부정해 왔다. 울산지노위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불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노조 측은 카마스터 역시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교섭 의제를 산업안전 전반으로 확대해달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현대차에 대해선 지노위 결정에 따라 교섭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사용자성을 둘러싼 노사 대립이 거세지고 있단 우려가 나온다. 앞서 중노위재심에 갔듼 한화오션은 중노위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분쟁이 소송전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에 따르면 1168여개의 하청 노조가 441개 원청 기업을 대상으로 단체 교섭을 요구하며 산업계 전반으로 노사 대립이 번지고 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성 판단 기준의 불확실성과 개념의 모호성, 단체교섭 및 노동쟁의 범위의 과도한 확대, 손해배상 제한 설계의 결함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사 간 분쟁을 일으키는 법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yr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