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지휘 최윗선 박성주 前국수본부장 소환 촉각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광주에서 고교생을 강간하려다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비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번에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지휘 라인을 불러 조사한다.
경찰청 국수본 특별수사단은 23일 오전 10시부터 국수본 강력계장 최모 경정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경정은 전날 경찰의 장윤기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광주지검의 참고인 조사도 받았다.
최 경정은 장윤기를 수사하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에 ‘살인 사건과 그 직전에 벌어진 별개의 성폭행 사건을 분리해 처분하라’는 박성주 당시 국수본부장의 지시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분리 수사 지시를 일선에 하달했다는 의혹으로 국수본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만큼 해당 지시의 최윗선으로 지목되는 박 전 국수본부장도 조만간 소환 선상에 오를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앞서 국수본은 지난 4월 전국 시도경찰청에 관계성 범죄는 병합 수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수본은 정작 장윤기 사건에 대해선 이를 어기고 살인만 별도로 수사하도록 지시한 셈이다. 광산서는 장윤기가 고교생을 살해하기 이틀 전 다른 피해 여성에 대한 스토킹 신고를 받고 경고 문자 메시지도 발송한 바 있다.
장윤기 사건은 경찰이 광주 경찰 간부인 장씨의 아버지 장모 경감과 유착해 성폭행 관련 혐의는 배제한 채 살인죄만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는 것이 핵심 의혹이다. 이는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은 이후 경찰의 수사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광주지검은 보완수사를 통해 광산서 수사팀이 장윤기의 강간 혐의 관련 증거를 발견하고도 확보하지 않고, 장 경감에게 수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귀띔했다는 정황을 밝혀냈다. 광주지검은 장윤기의 혐의를 강간살인으로 변경해 재판에 넘겼다.
장윤기를 수사한 경찰관들은 국수본의 지시로 살인과 성폭행 사건을 분리 수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산서 형사과장이었던 박 경정의 변호인은 21일 박 경정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직후 취재진과 만나 “살인이 성범죄 목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려면 성폭행 사건도 병합해야 한다고 판단해 국수본에 사건 병합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 관계자는 21일 “수사 완결성을 위해 살인 사건을 우선 송치하도록 수사팀에 지시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사팀의 혐의 확정과 관련한 국수본의 지시는 없었다”고 했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장윤기를 수사한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장 김모 경무관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 경무관은 ‘가급적 관계성 범죄 얘기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장윤기를 강간살인이 아닌 살인으로만 송치하도록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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