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부울경 수출기업 간담회 개최
E-2 비자·물류비·실증 인프라 애로 건의
부울경 수출, 상반기 전체의 15.9% 차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부산·울산·경남 수출기업 대표들을 만나 미국 비자, 물류비, 제조 현장의 인공지능 전환(AX) 등 현장 애로를 점검했다. 부울경이 조선·자동차·정유 등 핵심 제조 공급망의 중심축인 만큼, 지역 기업의 수출 경쟁력과 생산 기반을 함께 살피겠다는 취지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윤 회장 주재로 ‘부울경 수출기업 애로 해소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조선·자동차·정유 등 핵심 제조 공급망의 중심축인 부울경 지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과 생산 기반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 통상 환경 변화가 맞물리면서 지역 제조기업들도 비자, 물류, 원자재, 해외 판로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부울경은 국내 수출 제조업의 핵심 거점이다. 올해 상반기 부울경 누적 수출액은 790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5.9%를 차지했다. 조선은 부울경 수출 비중이 75.7%에 달했고, 자동차 40.5%, 정유 45.0%, 비철금속 40.3% 등 주요 기간산업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윤 회장은 인사말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부울경 기업들이 당면한 新통상 이슈를 점검하고, 해외 판로 개척과 물류비 급등, 제조 기반 강화 등 현장 애로를 해결하는 데 무역협회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파나시아, 펠릭스테크, 린노알미늄, 화인씨앤엠, 화인테크놀리지, 디케이락 등 부울경 주력·신성장 산업 분야 강소기업 10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에너지 설비, 금속 단조, 전기차 부품, 플랜트, 특수테이프, 피팅·밸브 등 업종도 다양했다.
기업들은 현장에서 겪는 애로를 직접 건의했다. 주요 내용은 미국 E-2 비자 쿼터 확대, 해상운임 급등에 따른 컨테이너 물량 확보 방안, 친환경 선박기자재 실증 인프라 구축, 전용 수출금융 확대, 알루미늄 등 원자재 수급 안정, 납품 연동제 실효성 강화, 국내 부품·소재 기업의 글로벌 판로 개척 지원 등이다.
특히 미국 E-2 비자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거론됐다. E-2 비자는 투자 규모와 고용 창출 규모 등을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져 단계적으로 투자를 늘려가는 중소기업에는 초기 발급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기술인력을 제때 보내기 어렵다는 것이 기업들의 설명이다.
이에 윤 회장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필수 인력의 현지 파견을 위한 미국의 비자 문턱은 여전히 높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데 깊이 공감한다”며 “무역협회는 민간 통상외교 채널을 적극 활용해 美행정부와 주요 투자 지역구 연방의원들을 대상으로 비자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제조 현장의 체질 개선도 논의됐다. 무협 부산지역본부가 올해 3~6월 국내 무역업계 5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업 공동화 방지 및 스마트 제조기반 리쇼어링 방안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울경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의 63.0%는 단순 바코드 스캔 수준의 기초 단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디지털 인력 부족도 과제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 소부장 기업의 68.0%는 사내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전담 인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설비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 AI 활용으로 이어지는 AX 전환이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지역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생산 현장의 데이터 활용 수준이 낮으면 원가 절감과 품질 관리, 납기 대응에서도 한계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윤 회장은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국내복귀(유턴) 재정립 및 촉진방안’과 연계해, 지역 기업의 제조 기반 투자와 AX 전환이 촉진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건의도 적극 개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협은 앞으로도 부울경 지역 기업의 통상 애로와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건의를 정부와 관계기관에 전달하고, 해외 판로 개척과 공급망 대응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