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6일(현지시간) 60조원 규모의 차기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선정했다. 한화오션은 TKMS와 최종 경쟁까지 갔지만 캐나다의 선택은 독일이었다.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만 놓고 보면 한국이 결코 밀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앞세운 독일·노르웨이 연합 전선의 벽은 높았다.
이번 수주전은 정부와 기업이 하나로 움직인 대표적인 민관 총력전이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잠수함을 앞세워 이미 검증된 성능을 강조했다. 도산안창호함을 캐나다 현지에 보내 장거리 작전 능력과 캐나다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보여줬고, 2032년 첫 잠수함 인도를 제시해 경쟁사보다 빠른 납기 능력을 내세웠다. 현지 기업 60여 곳과 협력망을 구축하고 2044년까지 7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교역·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약속했다. 현대차그룹도 수소차 생산공장과 충전 인프라 구축 등 경제협력으로 힘을 보탰다. 정부 역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직접 캐나다를 찾아 수주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잠수함 사업과 연계한 산업 협력 패키지도 내놓았다.
그만큼 이번 결과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페이스북에 “비록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는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의 저력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줬다”며 “도전에는 성공도 있지만 아쉬움도 따르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캐나다로서는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나토 안에서의 협력과 안보 연계를 더 중요하게 판단했을 것이다. 나토 체계 안에서 통신과 정보 공유가 원활하고, 훈련과 유지·보수까지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 독일 측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상당수 나토 회원국이 독일제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 역시 캐나다가 장기적인 안보 협력을 고려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다.
이번 실패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 한화오션은 프랑스 나발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강자들을 제치고 최종 경쟁에 올랐다. 과거 독일 기술을 배우던 한국이 이제 독일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그럼에도 유럽 방산 시장을 공략할 전략은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현지 생산과 공동 개발, 유지·보수(MRO) 협력을 통해 나토 방산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혀야 한다. 동시에 중동과 동남아 등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통하는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기술력을 더 높이는 동시에 외교와 동맹 역량까지 갖춘다면 K-방산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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