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기준 기혼여성(15~54세) 고용률이 67.3%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3%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미성년 자녀를 둔 일하는 여성(워킹맘)의 취업률도 64.3%로 사상 최고를 나타냈다. 자녀를 키우면서도 일을 이어가는 여성의 비율이 10명 중 6명을 넘는 셈이다. 한국 노동시장의 긍정적인 흐름이다. 눈에 띄는 것은 30대 여성 고용률(올해 1~10월 기준)이 73%로, 20대(62.9%)와 40대(68.4%)를 모두 웃돌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 육아 부담 때문에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20대에 노동시장에 들어섰다가 30대에 뚝 떨어지고, 40대에 다시 높아지는 패턴이었지만 이런 구조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18세 미만 자녀와 사는 기혼여성의 경력 단절 비율도 1.4%포인트 줄어든 21.3%로 집계돼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무엇보다 일·가정 양립 제도가 자리 잡고, 사회적 인식이 크게 바뀐 덕분이다. 부모가 자녀가 18개월이 될 때까지 번갈아 육아휴직을 쓰면 최대 월 450만원까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경력 공백이나 수입 손실 때문에 망설였던 남성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올해 1~9월 기준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은 36.8%로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는 게 눈치 보였지만, 이제는 남성도 아이를 돌보는 게 자연스러운 풍경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현실적 과제는 여전히 적지 않다. 자녀가 많거나 어릴수록 경력 단절은 여전히 높다. 영유아(6세 이하)를 둔 경우 31.6%가,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23.9%가 경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경우도 49만명(44.3%)에 달한다. 30대 여성의 비혼 증가 역시 육아 부담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요인일 수 있으므로 이런 고민을 덜어줄 현실적 방안이 필요하다.

여성 고용 증가가 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보건·사회복지·전문 서비스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나타난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반면 건설·정보통신·제조업 부진으로, 결혼과 출산 적령기인 30대 남성 고용률은 87.7%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력 감소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기혼 여성 고용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려면 더 촘촘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중소·영세기업에서도 육아휴직과 유연근무가 부담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짧은 육아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시간제 유연근무제를 결합한 다층적 돌봄 체계를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흔들리는 남성 고용을 회복할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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