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개·종자·교육 사업 따로따로…지속성·연계성 부족”
“생산~유통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형 전환 필요”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우리나라의 농업분야 공적개발원조(ODA)가 단기성과 중심의 ‘사업 쪼개기식 지원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의 자립역량을 키우는 ‘장기·통합형 협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4일 발간한 ‘농업분야 ODA사업의 상호호혜성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서 “지금의 농업 ODA는 짧은 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내는 소규모 프로젝트 위주로 운영돼, 현지 수요나 지역 여건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농업기술과 협력국의 필요를 결합한 지속가능한 프로그램형 사업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업 ODA 예산은 2016년 156억원에서 2025년 2439억원으로 15.6배 증가했지만, 사업의 90% 이상이 3~5년짜리 단기 프로젝트형이다. 예컨대 관개시설 확충, 스마트팜 시범단지 조성, 종자 보급 사업 등이 각각 개별 과제로 추진돼 사업 간 연계나 사후관리 체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사업이 끝나면 지원도 끊기고, 현지 농가의 자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면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은 단일 과제가 아니라 ▷생산–유통–가공–소비까지의 가치사슬 전체를 포괄하고, ▷농업 인프라 구축→기술훈련→시장 진입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며 ▷한국 스마트농업·기후적응 기술을 적용해 협력국이 스스로 농업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형’ 사업을 뜻한다.즉, 단기적 식량원조에서 ‘현지 역량 강화형 개발협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취지다.
현재 우리나라는 19개국·9개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50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식량원조 예산은 2018년 460억원에서 2025년 1901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K-라이스벨트 사업 대상국도 가나에서 세네갈·케냐 등 7개국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사업마다 추진기관·방식·평가체계가 달라 ‘성과는 많지만 연결은 약한’ 구조적 한계가 반복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성과가 입증된 단기사업들을 묶어 중장기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고, 부처 간 공동기획·전문인력 확충·성과평가 체계화 등을 통해 ‘주기적 성과’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목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말 수립될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2026~2030)’에 농업 ODA의 통합 추진체계와 프로그램형 전환 전략을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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