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고 후 행정위반만 적발…6개월 뒤 동일 현장서 추락사
박정 의원 “사후 단속으론 예방 한계…물류센터 맞춤형 감독 필요”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경기 여주의 한 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4월 또다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첫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조사를 벌였지만, 단순 행정위반만 적발한 채 실질적인 안전조치 강화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27일 “사후적 단속 중심의 현행 감독체계로는 재해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후조치 끝’ 6개월 뒤 또 추락사
박 의원실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지하 1층 덕트 작업 중 개구부로 추락한 첫 사고 이후 노동청은 중대재해 감독을 실시했으나 물질안전보건(MSDS) 교육 미실시, 특별교육 미이행 등 비교적 경미한 행정위반만을 적발했다. 과태료 2건 부과에 그쳤다.
그로부터 6개월 뒤, 같은 현장에서 고소작업대에서 철골 상부로 이동하던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안전난간 미설치, 작업발판 부실, 덮개 미고정, 안전관리자 업무미이행 등 다수의 중대 위반사항이 적발됐으며, MSDS 교육 미이행 역시 반복됐다.
박 의원은 “첫 사고 후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사후점검이 병행됐다면 두 번째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건이 터진 뒤 단속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재해패턴을 분석해 유사 현장 전체로 선제 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 이후 6개월 내 재해 ‘수십건’...“물류센터형 감독기준 따로 마련해야”
박 의원은 노동부 통계자료를 인용하며 “노동부가 점검을 마친 사업장에서 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례가 매년 6개월 이내에 수십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감독 이후 6개월 내 사고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은 2021년 52건, 2022년 57건, 2023년 61건, 올해(2024년)는 2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행 감독체계가 현장 안전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물류센터 공사는 대형 개구부와 철골작업이 동시에 진행돼 추락위험이 상존하지만, 현행 감독기준은 공사금액 중심으로 설계돼 현장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은 일정기간 내 재점검을 의무화하고, 물류센터 등 고위험 공종에 대한 특화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 사후처벌이 아닌 선제적 감독으로 산업재해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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