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허덕이는 젊은 세대의 현실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 등 피해를 당한 한국 청년들 가운데, 일자리뿐 아니라 ‘빚 탕감’의 미끼에 속아 해외로 떠난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학자금과 전세대출,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한 청년들이 정보 부족과 경제적 압박으로 해외까지 눈을 돌리는 현실은 국가적 문제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20대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41%로,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다. 50대(0.37%), 40대(0.35%)보다도 부실 위험이 크다. 대출 규모는 34조원 수준으로 절대치는 적지만, 갚을 여력이 취약하다는 얘기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0.8%로 30~50대의 두 배를 웃돈다. 취업난과 불안정한 소득, 높은 생활물가가 청년층을 압박한 결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6000명으로, 3년 새 25%나 급증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절벽을 마주하는 셈이다.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청년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서민금융원 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불법 사금융 이용 경험 비율은 10%에 달하고, 2년 새 크게 늘었다. 빚의 악순환은 신용 불량으로 이어지고, 사회 진입의 길마저 막힌다. 일을 해야 빚을 갚을 수 있는데 길이 막히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최근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청년고용 현실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20대 청년 실업률은 8%를 넘어 다른 연령층보다 높고, 취업자 상당수는 임시직·계약직·아르바이트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몰려 있다. 정규직 비중이 낮아 소득이 일정하지 않고, 최저임금 수준이다 보니 생활비와 대출 상환을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부는 우선 청년층 부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청년 특수성을 반영한 채무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학자금 상환 유예, 전·월세 지원 등 실질적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안정적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 일정한 소득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야 빚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고, 청년 맞춤형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청년도 안정적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청년층 불안은 곧 결혼·출산 포기로 이어지고, 인구 감소와 내수 위축, 국가 성장력 약화로 귀결된다. 청년층이 두텁고 활기 있어야 국가 미래도 있다. 다른 무엇보다 청년 정책이 최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청년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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