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야 땅깎기·시설물 설치 모두 ‘허가 無’… 경천교육재단 관리 부실 논란

행정당국 “사실관계 확인 중”… 예산 집행 투명성 도마에

영주 모 항공고등학교가  항공 실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대규모 불법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영주 모 항공고등학교가 항공 실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대규모 불법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헤럴드 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 풍기읍의 한 항공 특성화고등학교가 항공 실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대규모 불법 개발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교육시설 확충이라는 명분 아래 산지전용 및 개발행위 허가 없이 공사가 추진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학교법인의 도덕성과 행정당국의 관리·감독 책임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허가 없이 ‘임야’ 깎아 옹벽·창고 설치

본지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는 풍기읍 금계리 756-1번지 일대 5,575㎡(지목: 학교용지)에 약 31억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C 항공교육관’을 신축했다.

문제는 바로 인접한 산 34-2번지 임야 21만3,648㎡ 구간이다.

이곳은 학교법인 경청 교육재단 소유의 임야로, 관련 부서의 인허가 절차 없이 사면 땅깎기, 옹벽 설치, 부대시설 시공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확인 결과 철 구조물 1개 동, 창고 1개 동이 신축됐고, 내부에는 조립식 패널 건물 3개 동과 컨테이너 4개 동이 설치되어 있었다.

영주 모 항공고등학교가  항공 실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대규모 불법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영주 모 항공고등학교가 항공 실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대규모 불법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모두 허가받지 않은 시설물로, 개발행위 및 산지전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추진된 명백한 불법 개발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재단 소유 맞지만… 허가 절차 안 거쳤다” 실토

학교 관계자인 A 씨는 “해당 임야는 학교법인 소유가 맞다”며 “별도의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사실”이라고 실토했다.

이는 교육기관 스스로 관련법 위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향후 행정처분과 형사상 책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민들의 시선도 차갑다. 금계리 주민 B 씨는 “학생 교육시설이라고 해서 법을 예외로 적용받을 수는 없다”며 “교육기관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학생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2.4km 떨어진 실습장… 효율성·안전성 ‘의문’

이번 사안의 또 다른 문제는 실습장 위치다.

C 항공교육관은 본교로부터 약 2.4㎞ 떨어져 있어 학생들이 실습을 위해 매번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 여건 개선을 내세운 사업이 오히려 이동 불편과 시간 낭비로 이어지며, 실습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항공 관련 실습은 안전이 최우선인데, 본교와 떨어진 임야 지대에서의 운영은 학생 안전관리 면에서도 미흡할 수밖에 없다”며 “시설 접근성, 관리 인력 배치, 응급 대응체계 등 전반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주 모 항공고등학교가  항공 실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대규모 불법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영주 모 항공고등학교가 항공 실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대규모 불법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재단의 도덕성·예산 집행 투명성 논란

학교법인 경청 교육재단은 이번 교육관 신축 과정에서 31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했다.

문제는 해당 예산이 어떤 근거로 집행됐고, 외부 시설물 조성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사용됐는지 여부다.

공사비 일부가 불법 구조물 설치에 유용됐을 가능성도 있어, 재정 운영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임야 부지의 불법 개발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교육청과 지자체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도 함께 불거질 전망이다.

관할 기관은 산지전용 허가 및 개발행위 허가 여부에 대해 “현재 관련 자료를 확인 중”이라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법 위에 교육 없다”… 철저한 조사 촉구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교육 명분을 앞세운 특혜성 불법 개발’로 보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법 위에 교육이 존재할 수는 없다”며 “공공성을 내세운 학교법인일수록 더 투명하고 정당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ks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