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내달 7일까지 영향 설명하라”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핵심 국정 과제인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제정이 미국의 전방위적 반발에 부딪히며 장기 표류 국면에 접어들었다. 해당 법안이 한미 통상 협상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미국 의회까지 직접 압박에 나서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분리 입법 및 속도 조절 전략 역시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28일 관가에 따르면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지난 24일(현지시각) 서한을 보내 “온플법이 미국 기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다음 달 7일까지 입법 현황과 미국에 미칠 영향 등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미 의회가 공정위에 직접 입법 현황을 설명하라고 요구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온플법은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 규제와 배달앱·오픈마켓 등 입점형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을 핵심 골자로 한다. 미국 측은 이 법이 구글·애플·메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미 하원 법제사법위는 서한에서 “한국의 법안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하다”며 “중국 기업은 규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미국 기업만 겨냥된다”고 했다. 온플법이 ‘디지털 무역장벽’이라는 주장이다. 미국 측에 막대한 손실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국내 홍보 대행사를 통해 전달한 보고서에서 “강화된 한국의 디지털 규제·집행으로 인해 미국 산업이 10년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손실은 최대 128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는 1920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은 온플법을 ‘독점규제법’(플랫폼 시장 지배력 규제)과 ‘공정화법’(입점형 플랫폼 거래 공정성 강화)으로 이원화해 미국과의 통상 갈등을 피하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공정화법조차 빅테크 규제의 신호탄으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 같은 절충 시도마저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온플법 추진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입법이 장기화될수록 국내 플랫폼 산업과 소상공인들이 입는 피해는 누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온플법 지연은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 구조를 고착화시키고, 이들 플랫폼에 입점한 국내 업체와 스타트업들이 높은 수수료와 불리한 계약 조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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