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마음위안 얻었다”판단
“굿을 하지 않으면 둘째 아이가 단명한다”며 50대 여성에게 8년간 4억5000여만원의 굿 비용을 뜯어낸 무속인의 행위를 사기죄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굿을 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은 만큼, 굿의 효과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사기행위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단독(임지웅 판사)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속인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내렸다.
임 판사는 무속인 A 씨가 피해자 장 씨에게 굿 비용으로 4억5000여만원을 뜯은 혐의를 무죄로 봤지만, A 씨가 피해자 장 씨에게 35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것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형을 내렸다.
임 판사는 “무속인이 무속행위를 할 의사가 없거나, 자신도 무속행위의 효과를 믿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적극 기망했을 때에만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무속 실행은 결과의 달성보다는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마음의 위안이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임 판사는 장 씨가 무속인의 사기에 당한 것이 아니라 심리적 위안을 위해 8년간 무속행위에 동참했다고 봤다.
고도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