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노력 교수사회마저 분열
교육부가 추진 중인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하 평단사업)’의 일환으로 이화여대가 진행했던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지난달 28일부터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본관에서 점거 농성을 벌인지 12일로 보름이 지났다. 학내 분규 사태의 도화선이 됐던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은 백지화됐지만 그동안 누적된 소통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며 학교와 학생간의 불신은 극으로 치달았다. 이런 가운데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인 교수사회마저 분열하는 양상을 보이며 이대 사태는 점점 안갯속으로 빠지는 형국이다.
▶‘중재자’ 교수사회도 시끌=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이대 학내 분규의 향방을 교수들의 움직임이 가를 것이란 평가가 많은 가운데, 양측의 중재를 담당할 교수사회 내에서 갈등이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당초 양측 중재에 나섰던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9일 공동회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학생들과 만나 신뢰 회복에 힘쓰지 않는 총장의 행보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총장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같은날 단과대 학장단은 호소문을 통해 학생들에게 “초기 요구 사안이 완수된 만큼 학업에 집중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교수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지난 11일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45분에 걸쳐 교수협이 주관하고 이화여대 전체 교수들이 참여하는 교수간담회가 열렸다. 120여명의 교수들이 모인 이날 토론회에서 교수들은 학내 분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출구전략’ 필요성 떠올랐지만=최 총장의 사퇴만이 본관 점거 농성을 해제할 수 있는 조건이라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재학생 및 졸업생들 역시 내부적으로는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며 ‘출구전략’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온다.
본관 점거에 참가했고, 학생간 내부 회의(만민공동회)에 참석했던 한 학생은 “소수지만 최 총장이 끝까지 버틸 것을 대비해 사퇴 이외에 본관 점거를 풀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아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며 “이 밖에 총장과의 면담을 우선 진행해보고 총장 사퇴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 추후 결정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학교측이 본관 점거 농성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총장 명의의 탄원서를 서대문경찰서에 제출했지만 경찰이 수사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점 역시 학생들에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의 경우엔 향후 자신의 신변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까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성을 시작한지 보름이 지난 시점에도 불구하고 ▷평단사업 추진 ▷프라임ㆍ코어 사업 추진 ▷파빌리온 건설로 인한 학습권 침해 ▷장학금 및 중앙도서관 24시간 운영 폐지 등 지난 2년에 이르는 임기동안 최 총장이 일방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진행한 각종 사업들의 책임을 물어 최 총장이 사퇴해야 이번 학내 분규를 끝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대발(發) 평단사업 거부, 타대학 확산=평단사업에 참여 중인 동국대 역시 사업 추진 여부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평단사업 추진을 반대하며 ’만민공동회‘라는 이름으로 본관앞에서 지난 10일부터 한시적 농성을 실시하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졸속적인 추진과 비민주적 불통행정으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총학생회에 이어 동국대 교수협의회 비상태책위원회도 평단사업에 대해 “졸속추진으로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여기에 오랜 시간 동국대 내부에서 문제화되고 있는 총장 보광스님과 총학생회ㆍ교수 간의 갈등까지 연결되며 상황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는 모양새다.
원호연ㆍ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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