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 중 8주가 비 내린 주말
BC카드 가맹점 매출 전년比 1.9%↓
놀이공원·영화관·골프장 등 직격탄
자영업자 대출 연체 금액 13.2조원 달해
![올봄 주말은 유난히도 우산 없는 주말을 찾기 어려웠다. 소비 위축은 물론 불경기 여파로 실내 업종 매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비 오면 실내로 몰린다’는 소비 공식마저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5/news-p.v1.20250523.a29f47c7ba8d4c748a4d6377c3c04b48_P1.png)
불경기에 의지할 건 주말 소비뿐인데 큰 일입니다. 주말마다 비가 내리니 나오는 사람이 없었어요.
주말마다 비가 오니 ‘집콕’으로 보내는 시간이 잦아졌어요. 평소보다 지출이 50만원 정도 줄어든 것 같네요.
[헤럴드경제=유혜림·정호원 기자] 올 봄 주말은 ‘우산 없는 날’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가 잦았다. 11주(3월~5월 2주차) 중 8주의 주말이 비가 내리거나 비구름대에 갇혀 있었다. 비 오는 주말이면 실외 활동이 줄어드는 흐름이 자연스럽지만 올해는 불경기까지 덮쳐 미술관·영화관 등 실내 업종 매출마저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비 오면 실내로 몰린다’는 소비 공식마저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야외·실내 구분 없이 매출 감소
24일 국내 최대 가맹점을 보유한 BC카드를 통해 주말 소비 동향 분석 결과를 집계한 결과, 지난 3월 이후 5월 2주차 주말 동안 국내 가맹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건수도 나란히 1%대 감소세를 보였다.
이 기간 서울에는 8차례 비오는 주말을 보내면서 소비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BC카드는 “주말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면서 “배달앱을 통한 매출과 달리 오프라인 매출은 더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봄나들이를 겨냥했던 놀이공원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놀이공원 등 종합레저타운의 매출 지수는 전년 대비 25.9% 감소한 74.1을 기록했다. 해당 업종은 주요 업종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심지어 실내 여가 시설을 찾는 발길 마저 뚝 끊겼다. 영화관·연극·미술관 등 실내문화공간에서 지출한 규모 역시 23.5% 줄었다. OTT 서비스보다 영화관의 가성비가 낮다는 인식도 소비 심리에 영향을 끼쳤다.
당구장과 노래방과 같은 실내 여가 매출 규모도 4% 넘게 감소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과 같은 유통쇼핑 지출은 소폭(0.3%) 줄어드는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지출 부담이 없는 편의점(0.4%)이 늘었고, 비오는 날 이동 편의를 위해 지출한 택시비(6.9%) 정도가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을수록 가장 먼저 지갑을 닫는 건 ‘큰돈 드는 취미’다. 골프업계는 그 여파를 어느 때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다. 실제 골프장·스크린골프장 할 것 없이 매출 자체가 줄었다. 골프장의 매출 지수는 90.4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통상 비 오는 날에는 야외 골프장을 이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스크린골프장과 같은 실내 시설로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골프연습장(스크린 포함)도 6.5% 줄어 매출 지수는 93.5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말은 평일보다 결제가 활발해 카드사 실적에도 중요한 요소인데 요즘은 소비 심리 위축이 확연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빚으로 버티기 돌입
불경기에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평균 매출은 417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2.9% 줄어든 수준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내수 회복 지연,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며 체감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1분기 국내 총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719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대출 연체금액은 13조2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 11조3000억원에서 올 들어 16.7%나 급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9조3000억원에서 41.9% 증가한 수준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금리 대출을 찾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지만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며 “경기 침체 탓에 대출을 받아도 제때 갚는 자영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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