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선거운동 둘째날 구미·대구·포항행

산업중심지역 돌며 경제 우선 행보 지속

9일 이어 4일 만에 ‘험지’ TK 다시 방문

중도·보수 부동층 표심 잡기 일환 해석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인근 미팅룸에서 열린 ‘K-혁신’ 브라운백 미팅에서 IT 개발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인근 미팅룸에서 열린 ‘K-혁신’ 브라운백 미팅에서 IT 개발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TK(대구·경북) 공략에 나선다. ‘골목골목 경청투어’라는 이름으로 지난 9일 경북 지역을 순회한지 나흘 만에 다시 방문하는 것이다. 산업 중심 지역을 돌면서 ‘경제 우선’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험지이자 보수의 텃밭으로 꼽히는 TK에서 중도·보수 부동층 표심 잡기에 집중하면서 선거운동 초반부터 공을 들이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시 구미역 광장 유세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후 대구광역시, 경북 포항을 거쳐 저녁에는 울산광역시 유세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는 계획을 세웠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 주도 산업화 중심지를 방문하는 오늘(13일) 일정은 국민 통합과 지역 균형 발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이 후보의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조 공보단장은 이 후보의 이날 첫 방문 지역인 구미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국가산업단지로 대표되는 수출 핵심기지”라고 했다. 대구에 대해선 “섬유·패션 산업의 메카”, 포항을 두고선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심장”이라고 각각 지칭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주역”이라고 했다. 또 이날 저녁 이 후보가 방문하기로 계획한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 수도”라고 언급했다. 이 후보의 선거운동 둘째날 일정과 동선도 ‘경제 성장’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취지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전날(12일) 이 후보는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출정식 이후 경기 성남 분당 판교, 화성 동탄 및 대전광역시를 차례로 방문했다. 판교에는 IT기업이 밀집해 있고, 동탄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다. 대전에는 대덕연구단지가 있다. 민주당은 세 지역의 특성을 각각 ‘K-혁신’, ‘K-반도체’, ‘K-과학기술’로 명명하면서 ‘K-initiative(이니셔티브)’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K-이니셔티브는 이 후보가 대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세웠던 개념이다. 이 후보의 10대 공약 중 첫번째가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강국’이기도 하다.

이 후보의 TK 방문은 4일 만이다. 앞서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인 지난 9일에도 경주, 영천, 칠곡, 성주 등 경북 지역을 돌면서 시민들과 만났다. 시간을 쪼개서 쓰는 대선 후보가 불과 며칠 만에 같은 권역을 재방문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를 두고 ‘중도·보수 표심 공들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TK로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은 흔히 보수의 텃밭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대선에서 가능한 한 많은 표를 끌어와야 직전 대선 같은 ‘석패’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TK는 민주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곳이다.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 후보는 대구에서 21.60%의 득표율(34만5045표)을 기록했다. 경북에선 23.80%(41만8371표)의 득표율을 나타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대구에서 75.14%(119만9888표), 경북에서 72.76%(127만8922표)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는데 대구·경북에서 두 사람의 표 차이가 170만표 이상 났던 것이다. 지난 대선 때 이 후보가 0.73%p(24만7077표) 차이로 패배한 것을 감안하면 TK에서의 격차가 뼈아플 수밖에 없던 셈이다.

이 후보는 전날 광화문 출정식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아쉽게도 졌다”며 “패배도 아팠지만 패배 그 이후가 더욱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죄스러움과 괴로움의 무게만큼 더 깊이 성찰했다”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 지독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전날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 역시 부동층을 잡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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