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동구에 폐현수막 공용집하장 마련

대부분 소각되는데 재활용 비용보다 비싸

마대, 에코백, 우산 등으로 재활용 중

서울 중구에서 수거한 폐현수막을 서울시 공용집하장에 내리고 있다. 손인규 기자
서울 중구에서 수거한 폐현수막을 서울시 공용집하장에 내리고 있다. 손인규 기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6월 3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운동이 12일부터 시작됐다. 이 시기 우리가 마주치는 것이 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선거 현수막들이다. 눈에 잘 띄는 현수막은 후보자들이 공약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홍보전략이지만 선거가 끝난 뒤 쏟아질 폐현수막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대부분 태워 버리거나 땅에 묻고 있는데 그 비용과 소각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폐현수막을 태우지 않고 재활용하는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성동구 중랑물재생센터 내 약 220㎡ 규모의 폐현수막 전용집하장을 설치했다. 이곳은 각 자치구에서 수거된 폐현수막을 모아 재활용업체로 보내는 재활용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8일 찾은 전용집하장에는 서울 중구에서 약 2달간 수거한 폐현수막 350㎏이 들어왔다. 10여개의 큰 마대에 담긴 폐현수막은 각목과 천으로 분리된 상태였다.

서울시 폐현수막 집하장. 손인규 기자
서울시 폐현수막 집하장. 손인규 기자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폐현수막 발생량은 2022년 236톤, 2023년 190톤, 2024년 131톤으로 연평균 186톤이 발생했다. 지방선거가 있던 2022년 발생이 많았는데 올해도 200톤이 넘는 폐현수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2%가 소각 또는 매립됐다. 반면 재활용률은 2022년 38.8%에서 2024년 42.1%로 소폭 증가했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자치구별로 폐현수막을 관리해 왔는데 상황이 천차만별이었다”며 “특히 보관할 공간이 부족할 경우 소각 처리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재활용률이 낮았다”고 말했다.

더구나 폐현수막 처리 비용은 재활용할 때보다 소각 할 때 더 많은 돈이 든다. 서울시에 따르면 재활용 처리 비용은 톤당 23만원이지만 소각비용은 29만원이다.

특히 폐현수막을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게 되면 처리비용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약 200톤을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게 되면 약 53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승용차 약 110대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에 해당한다.

폐현수막이 가장 많이 재활용되는 곳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마대나 에코백 등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활용되는 폐현수막의 약 절반이 재활용품이나 낙엽 수거할 때 쓰는 큰 마대나 에코백 등”이라며 “이 밖에 밭에 잔디가 자라지 못하게 씌우는 농업용 부직포나 고형연료로 각각 20%씩 재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별로는 구 기념품 등으로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중구의 경우 지난해 폐현수막으로 300개의 우산을 만들어 구청을 찾는 구민들께 빌려주기도 했다.

서울 중구에서 폐현수막으로 만든 우산. [중구 제공]
서울 중구에서 폐현수막으로 만든 우산. [중구 제공]

서울시는 이번 공용집하장 설치로 폐현수막 100% 재활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구 자체적으로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보관 장소가 부족하면 소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용집하장이 생겼으니 이곳으로 폐현수막을 보내면 재활용률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폐기물 처리 업무협약을 한 업사이클 업체 녹색발전소 관계자는 “공용집하장에 온 폐현수막은 마대, 에코백, 부직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라며 “일부 오염된 천이나 자투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부가 재활용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