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동맹 개편 절차 마무리 단계
‘환적항’인 부산항에서의 변화도 관측
트럼프 관세정책 中겨냥…부산항 영향줄까
![부산항 신항 전경[부산항만공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08/news-p.v1.20250508.0ba4de936ffe4d8b9bafef7e0b793288_P1.png)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하팍로이드·머스크발 해운동맹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동아시아 최대의 ‘환적항’ 부산항의 지형도가 본격적인 개편세를 맞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중국산 제품’을 본격 겨냥하면서 글로벌 허브 항구로서 부산항의 입지 변화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의 해운선사 머스크와 ‘제미나이 협력’(Gemini Cooperation)을 결성한 하팍로이드(세계 5위)는 HMM 등 기존의 디얼라이언스와 사용하던 부산신항의 3·4부두를 떠나 2부두로 이동한다.
앞서 부두 이동을 위한 절차를 밟아온 하팍로이드는 이달 중으로 부산신항 3·4부두의 사용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글로벌 톱10 해운선사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세계 최대의 해운선사 MSC가 1부두,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2부두, 또 국내 물량이 많은 한국의 HMM이 이끄는 ‘프리미엄 얼라이언스’(ONE, 양밍, HMM)가 3·4부두, 프랑스의 CMA-CGM(세계 3위)가 5부두를 활용하는 그림이 형성되는 것이다.
하팍로이드가 글로벌 해운시장에 차지하는 영향력, 또 미주노선에서 운항해온 노선을 감안했을 때 3부두와 4부두에서는 단기적으로 처리 물량의 감소가 관측되고 있다.
이에 3부두의 운영사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는 지난해 SM상선이 이용하는 북미 노선에 대해서 항만 물류서비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SM상선이 운항하는 CPX 서비스(6500TEU급 선박 6척 투입, 청도-상해-닝보-부산-롱비치-포틀랜드-부산-광양-청도)와 PNS 서비스(4300TEU급 선박 6척, 옌텐-닝보-상해-부산-벤쿠버-시애틀-부산-옌텐) 등으로 주로, 중국에서 가져온 물량을 미주권으로 나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산항은 지난해 총 244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의 화물을 처리하면서, 역대 최대의 물동량을기록한 바 있다. 이 중 환적 물량은 1349만7000TEU로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동시에, 전체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서구주요선진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서 가져온 물량을 환적해 대양으로 나가는 물류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하팍로이드와 MSC가 부산항을 주요 기항지에서 제외하고 셔틀 서비스 항구로 한 단계 낮추는 계획을 시행해 우려가 잇따르기도 했지만, 이에 따른 물동량 감소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미국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관세 정책이 수입품을 제재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부산항만공사(BPA)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관세 대응 전담반을 구성하고, 수출입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에 나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부산항이 현재와 같은 지위를 유지하려면 단순 항로 확보를 넘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물류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대응, 환적 외 수출입·직기항 확대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