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비먼 트럼프 1기 당시 USTR 대표보 인터뷰
美의회 동의없이 100년來 최고수준 관세 인상
관세인하 관건은 美국민 감내수준
“지난 한달간 美경제 20% 더 가난해져” 분석
미국민 엄청난 우려 방증
70년래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 전락
![마이클 비먼 전 USTR 대표보가 지난 1월 22일 서울 포시즌호탤에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 참여한 모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8/news-p.v1.20250428.f88dfb42193d45fe8087d9a6154dbb2a_P1.jpg)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이한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0년 만에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됐다.”
마이클 비먼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지난 28일 헤럴드경제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대선 때까지만 해도 트럼프가 전체 선거인단 중 과반(270명)을 넘는 276명의 지지를 받으며 백악관에 재입성했지만 취임 100일 만에 역대 최악의 지지율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먼 전 대표보는 트럼프가 단기간에 저조한 지지율을 받게 된 원인으로는 단연 극단적인 관세정책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미국 역사상 10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이러한 관세조치의 상당수가 임기 내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기 동안 트럼프가 현행 수준의 관세율보다 낮출 가능성은 있지만 이 과정에서 미국인들이 얼마나 감내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격화하는 미·중 관세전쟁에서 1년 후에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을 50~60%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자동차와 등 특정 품목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높은 관세율로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미국인들 역시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음은 비먼 전 대표보와의 일문일답.
-트럼프 취임 100일 평가한다면.
▶지난해 트럼프는 절반 이상의 미국인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취임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지금 그는 70년 만에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됐다.
미국인들은 불법 이민자 문제와 연방 정부기관의 구조조정 등 정책에선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지만 그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은 3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 극단적인 관세 정책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끌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그에 대한 인기도 시들고 있다. 미국인 대다수가 자국으로 일자리를 되돌리는 목표에는 지지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극단적인 접근 방식에는 지지하지 않고 있다.
-관세전쟁이 트럼프의 임기중 어떻게 전개될 걸로 보나.
▶취임 100일 만에 트럼프는 미 의회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10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러한 관세 중 상당수가 트럼프 행정부 기간 내내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100일 동안 이미 시행했거나 발표했던 매우 높은 관세율을 어느 정도까지 완화할지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살릴 양보를 하면서 교역상대국에 어느 수준까지 관세를 인하할 지가 관건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미국인들이 경제적 고통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 미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 중 얼마나 유의미한 수가 의회 승인 없이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권한을 회수하는 법안에 동의할지가 중요하다.
-100일간 오락가락 관세정책으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달러, 국채, 주가하락으로 트럼프의 정책에 변화가 감지된다. 트럼프의 큰 그림을 위한 과정의 일부로 봐야하나, 아니면 그의 정책이 잘못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봐야하나.
▶헤지펀드 업계 거물이자 대표적 공화당 기부자인 켄 그리핀은 증시 폭락과 달러 가치 하락과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미국이 지난 한 달간 20% 정도 더 가난해졌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인이 엄청난 우려를 표명하는 있다는 놀라운 방증이다.
미국인들은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트럼프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선 점점 더 우려하고 있으며, 이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극한 대치를 하던 중 관세 완화를 시사하는 등 긴장 수위를 완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전망은.
▶트럼프는 관세를 통해 여러 핵심 산업 분야에서 중국 수입 의존도에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관세가 앞으로 인하되겠지만, 여전히 높은 관세율을 유지할 것이다. 아마 1년 후에는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이 50~6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와 같은 특정 품목의 경우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인들도 중국에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것만큼은 필요한 조치로 보고 지지를 보내왔다. 일정 수준으로 낮춘 관세율에 대해선 미국인 상당수가 수용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에 대한 관세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마이클 비먼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 [마이클 비먼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8/news-p.v1.20250428.cb13926e23794719be2a422b65c92e43_P1.jpg)
▶마이클 비먼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누구?
마이클 비먼 전 USTR 대표보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상무부에서 근무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조 바이든 행정부 집권 기간인 2017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일본, 한국 및 APEC 담당 미국 USTR 대표보를 역임했다. 대표보로 재직할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 및 미일 무역협정 재협상을 주도하는 등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이끌었다. 2017~2018년 한미FTA 개정협상 당시에는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고, 협상 과정의 뒷이야기를 담은 저서 ‘워킹 아웃(Walking Out)’을 발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