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카페를 치우고 간 여성 손님 3명이 남긴 편지[‘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무인 카페를 치우고 간 여성 손님 3명이 남긴 편지[‘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누군가가 잔뜩 어질러놓은 무인 점포를 손님들이 직접 치웠다는 사연이 잇따라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무인카페, 어젯밤 늦게 들어온 여성 3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어제 밤 12시가 다 된 시각에 방범카메라(CCTV)를 보니 테이블이 난리였다. 시험 기간이라 밤늦게 학생들이 와서 안 치운 것이었다”며 “밤늦게 가서 치워야 되나 고민이 됐다”고 했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손님들이 의자를 쓰고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아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고, 테이블 위에는 먹다 남은 음료 병들이 버려져 있는 모습이 있었다.

A 씨는 “12시 넘은 시각에 여성 3인이 들어오더니 난리가 난 테이블을 잠깐 보시더라. 불쾌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테이블 사진을 한 장 찰칵 찍으시더니 3분이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며 “유쾌하게 뚝딱뚝딱 청소하셨다. 바닥에 흘린 부분도 다 닦았다”고 했다.

여성 손님들이 치우기 전 어질러져 있던 카페의 모습[‘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여성 손님들이 치우기 전 어질러져 있던 카페의 모습[‘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여성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의자도 정리한 카페는 금세 깔끔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A 씨는 “무인 카페 하면 인류애를 상실했다가, 또다시 인류애가 올라오는 것 같다. 예쁜 학생들”이라며 여성들이 남기고 간 쪽지 사진도 올렸다. “사장님, 저희가 여기 청소했어요. 항상 행복하세요. 시험 기간에 공부 잘하다가요”라는 내용이었다.

누리꾼들은 “뉘집 딸인지 가정교육 참 잘 받았네”, “저런 사람들 덕분에 아직 살만한 세상” 등의 반응을 남겼다.

서울 종암동에서도 비슷한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같은 커뮤니티에는 ‘무인가게 감동 손님. 눈물 날 뻔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종암동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B 씨는 지난 20일 매장 내부 CCTV를 보던 중 한 부자(父子)가 매장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했다.

종암동의 무인 점포에서 한 부자 손님이 청소를 하는 모습[‘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종암동의 무인 점포에서 한 부자 손님이 청소를 하는 모습[‘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B 씨는 “오후 5시55분께 어떤 남자 손님이 가게에 들어오시더니 더러워진 가게를 깔끔하게 치워주고 가셨다”며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는 물론 계산대 위에 버려진 쓰레기도 치워주셨다. 심지어 손에 비닐을 끼고 쓰레기를 눌러주시기까지 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B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지인 아니다. 어린 아들과 함께 왔던데 아들이 커서 아빠의 훌륭한 인성을 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B 씨는 “아무 대가 없이 쓰레기 치워주신 손님 너무 감사하다. 얼굴을 공개하고 싶지만 혹시나 당사자가 보면 당황하실까 봐 모자이크했다”고 적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