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7일 순매수액 톱10 분석

‘2~3배 레버리지ETF’ 4개 올라

이달들어 손실률 40%대인데도

“대형 기술주 단기반등에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 속에서도 서학개미의 고위험-고수익 종목 베팅 강도는 어느 때보다 강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4월 들어 서학개미 순매수액 1위 자리를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한 데다, 해당 종목을 포함해 순매수액 톱(TOP)10 목록에 2~3배 레버리지 상품 4개가 이름을 올리면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액 1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OXL) 상장지수펀드(ETF)였다. 해당 종목은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고 있으며 9억356만달러(약 1조2867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2위 테슬라(4억747만달러, 약 5802억원)의 뒤를 이어 3~4위에도 레버리지 ETF 상품이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3위는 3억6305만달러(약 5170억원)어치 순매수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 TQQQ)’가, 4위는 2억2040만달러(약 3138억원) 규모의 순매수액을 보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DIREXION DAILY TSLA BULL 2X, TSLL)’였다.

이 밖에도 순매수액 10위 위치엔 개인 투자자가 6822만달러(약 97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PROSHARES ULTRA QQQ, QLD)’가 자리 잡았다.

4월 들어 해당 4개 종목에 대한 서학개미 순매수액은 15억5523만달러에 이른다. 원화로 환산했을 때 액수는 약 2조2146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레버리지 ETF 종목들의 수익률이 4월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0.25% 하락했고, 테슬라(-6.86%), 엔비디아(-6.36%), 나스닥 100(-5.29%) 등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들을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42.32%),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21.19%),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19.43%),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12.64%), ‘그래닛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18.18%) 등의 손실률 규모는 훨씬 더 컸다. 단순 계산으로 1억원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에 투자할 경우 약 보름 만에 4200만원이 넘는 돈을 잃은 셈이다.

올 한 해 수익률을 보면 결과는 더 처참하다.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그래닛셰어즈 2.0X 롱 엔비디아 데일리’는 각각 66.21%, 42.75%, 71.94%, 28.25%, 53.91%씩 떨어졌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품목관세, 상호관세 부과 및 유예 등 불확실성 극대화는 물론 미·중 갈등 고조 등의 상황에 서학개미 ‘최선호주’로 꼽히는 매그니피센트7(M7)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서학개미들은 미 증시 대형 기술주의 펀더멘털만은 탄탄하다는 점에서 향후 단기 반등에 베팅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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