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 인터뷰

홍제폭포 카페 조성 외국인 명소 돼

정서적 안정감 반려동물 정책 추진

9개 대학 협업해 구민 ‘행복캠퍼스’

교통 사각지대 해소…삶의 질 향상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10일 오후 서대문구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10일 오후 서대문구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40년 정치 인생에서 구청장으로 있었던 지난 3년이 가장 보람찼습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전직이 국회의원이다. 그것도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역임한 다선 의원이다. 통상적으로는 구청장을 역임한 뒤 이 경험을 발판 삼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구청장은 이 순서를 거꾸로 간 셈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시절보다 구청장으로 보낸 지난 3년의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지난 10일 서대문구청에서 만난 이 구청장은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1985년 졸업과 동시에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며 “청와대에서도 일해 보고 국회의원으로 입법 활동도 해봤지만 주민 일상을 행복하게 바꾸는 변화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구청장으로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구청장이 취임한 2022년 이후 서대문구의 정책들은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다양한 경험들로 채워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홍제폭포 인근에 있는 ‘카페폭포’다. 서대문구청 근처 안산에 있는 홍제폭포는 2008년 조성된 인공폭포다. 하지만 사실 처음에는 이 폭포에 대힌 주민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폭포 바로 맞은편은 내부순환로 교각 아래로 폐기물집하장, 제설발진기지, 창고 등이 있어 주변 사람들이 와서 담배를 피우는 정도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이 문화시설을 보다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수변감성 도시 공약과 맞물려 시 지원을 받아 2023년 4월 카페폭포를 조성했다.

카페폭포는 문을 열자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이 구청장은 “처음에는 주민들께 폭포를 보며 차 한 잔을 마시는 힐링의 시간을 드리고자 기획했다”며 “그런데 틱톡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카페폭포 방문 게시글들이 공유되면서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외부인이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구에 따르면 카페폭포가 문을 연 이후 외국인들을 포함, 200만명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이 구청장은 “카페폭포의 현재 누적 매출액이 27억원을 돌파했는데, 지난해에는 이 수익금 중 2억원으로 총 114명의 학생에게 ‘행복장학금’을 전달했다”며 “올해에는 카페폭포 장학생을 200여 명으로 늘리고 장학금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이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인 또 다른 프로젝트는 반려동물 사업이다. 구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반려동물 전담 부서인 반려동물지원과를 신설하고 다양한 반려동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개소한 반려동물 문화센터 ‘내품애(愛)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센터에서는 유기·유실된 동물을 보호하고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유기동물 54마리가 들어와 이 중 43마리의 주인을 찾아드렸다”며 “주인을 찾지 못한 동물들은 교육을 시켜 입양시키고 있는데 지금까지 15마리가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고 말했다.

사실 이 구청장은 진돗개 5마리와 치와와 1마리를 키우고 있는 열혈 애견인이다. 이 구청장은 “반려동물은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행복감을 준다”며 “특히 1인 가구에게 반려동물은 외로움을 덜어주는 좋은 가족”이라고 말했다.

구는 교육 사업에도 진심이다. 서대문구에는 연세대, 이화여대 등 관내에 대학이 9곳 있다. 구는 이들 관내 대학과 협업, 구민들이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전생애 평생학습도시’를 조성 중이다.

이 구청장은 “구민이라면 누구나 관내 대학 어디에서나 전문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9개 대학 연합 서대문 행복캠퍼스’를 구축했다”며 “지난해 총 25개 강좌를 개설해 총 1421명이 대학 전문 교육강좌를 무료로 수강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재테크, 문화예술,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25개 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구는 또 청소년의 학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세대·이화여대의 우수한 대학생 인재들을 ‘서치쌤’으로 위촉시켜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6명의 서치쌤이 온라인 동영상 수학 강의 총 72강을 촬영하고 이를 관내의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무료로 공개, 400명이 넘는 학생이 시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구는 주민들의 교통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다방면에서 노력 중이다. 구는 2023년부터 ‘경의선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 기본구상을 위한 용역’을 추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또 지난해 4월 연세대 공학관 부근 650m 구간에 대한 ‘성산로 일대 입체복합개발 사업’이 서울시의 ‘서북권 신성장 거점 신속추진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경의선 지하화와 함께 청년창업·의료·문화 등을 위한 복합시설을 조성하여 신촌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전철 서부선 조속 착공과 경전철 강북횡단선 재추진을 위한 서명운동도 추진 중이다. 이 구청장은 교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하철이 닿지 않는 지역에 마을버스 노선 확대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대문구에 살고 싶다고 한 주민 의견이 94%에 달할 정도”라며 “주민들이 ‘서대문구가 변하고 있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해 주실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행복한 서대문구, 평생 살고 싶은 서대문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