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 발간

부자 가상자산 보유 비중, 연평균 15% 커져

10명 중 6명은 “올해도 가상자산 계속 투자”

부자 64% “올해 부동산 악화”…매수 의향↓

영리치 증가세, 올드리치 2배…78% 주식 보유

당신은 어떻게 부자가 됐나요? 무엇을 보고 듣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향하나요? 부자들의 선택, 생각, 삶의 방식까지 - 부자들의 머릿속이 궁금해, 리치홀릭.

국내 자산가 3명 중 1명은 가장자산을 보유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국내 자산가 3명 중 1명은 가장자산을 보유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 3명 중 1명은 가장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평균 4200만원을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고, 10명 중 7명은 1000만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16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 발간 시작 17년째인 올해는 부자의 자산관리 방식을 비롯해 영리치(40대 이하 부자)의 자산관리와 가상자산(코인) 투자 행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유층의 가상자산 보유 비중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5%씩 커졌다. 지난해 기준 부유층 3명 중 1명은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한 경험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자산 투자자의 34%는 4종 이상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과거에 투자했던 부유층보다 이 비중은 두배가량 커졌다. 목돈을 한번에 투자하기보다 수시로 매입하는 경향도 높아졌다.

부유층의 가상자산 투자액은 평균 4200만원으로 과거보다 두배 넘게 불었다. 가상자산에 1000만원 이상을 투자하는 부유층의 비율은 70%를 넘었다.

현재 가상자산 투자자 10명 중 5~6명은 올해도 투자를 계속할 의향을 보였다. 3명은 중도적 입장이었고, 투자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1명에 그쳤다. 이들이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수익률’이 49%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과거(59%)에 비해 이 비중은 줄었고, 대신 투자접근성(21%→37%)이나 우호적 환경 등 성장 가능성의 영향(22%→34%)은 늘었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가 가상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은 곧 해당 영역의 성숙을 의미한다”며 “부자들은 투자 전에 충분히 공부하고, 잘 아는 영역에 투자하는 경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금융자산 1억원 이상 소비자의 가상자산 보유율 변화
금융자산 1억원 이상 소비자의 가상자산 보유율 변화

부자들의 75%는 올해 실물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경기 악화를 전망한 부자들도 64%였다. 어두운 경기 전망에 부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65.7%는 향후 1년 내 자산구성을 ‘대체로 현재와 같이 유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부자들은 올해 안정적이고 위험도가 낮은 상품에 대한 투자 의향이 높았다. 불황형 상품의 대표 격인 금에 대한 선호가 32.2%로 예금(40.4%)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금리 인하 시 가격이 상승하는 채권도 32%로 뒤를 이었다. 특히, 새로 채권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는 부자들의 응답이 다른 상품보다 높았다. 그 뒤로 ETF(상장지수펀드)가 29.2%, 주식이 29% 등이었다.

올해 부자들은 부동산 투자는 후순위로 두는 경향을 보였다. 부자들의 부동산 매수 의향은 44%로 전년(50%)보다 6%포인트(P) 하락했고, 매도 의향은 34%로 전년(31%)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최근 5년간 영리치 고객수는 평균 6%씩 증가했다. 올드리치(50대 이상 부자) 고객보다 2배 넘는 증가폭이다. 영리치는 금융자산의 42%를 투자자산으로 운용했다. 영리치의 21%는 가능성이 있다면 대출을 해서라도 투자자금을 만들려는 의지를 보였다.

영리치의 주식 투자 시점은 올드리치보다 빨랐다. 영리치 5명 중 1명은 ‘미성년~취업 전’ 주식투자를 시작했다고 응답했다. 올드리치(5%)보다 5배 높았다. 영리치는 주식을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선택하는 필수 투자상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투자 경기가 호황이거나, 가족 권유로 주식을 시작하는 경향의 올드리치와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영리치의 77.8%는 주식을 갖고 있었다. 올드리치(66.4%)보다 1.2배 많은 수준이다. 영리치는 해외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영리치의 국내·해외주식 투자비중은 7대 3이었다. 8대 2인 올드리치보다 해외주식 투자 비중이 높았다. 영리치들은 올해 해외주식 비중을 평균 4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영리치는 금이나 예술품 등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 영리치의 실물자산 보유율은 40.7%였다. 올드리치(37.7%)보다 3%포인트가량 높았다. 가상자산에 대한 보유율도 28.7%로 올드리치(10%)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영리치는 가상자산 투자를 포함해 투자 트렌드를 주도하고 올드리치보다 금융을 활용해 자산을 증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앞으로도 영리치가 부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라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