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할 집을 고를 때 아침, 낮, 저녁에 최소 세 번은 가보라는 말이 있다. 해가 잘 드는지, 주변 상권이 활성화됐는지, 저녁 길목이 안전한지를 확인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현 거주자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방문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이사할 아파트 단지의 조망권과 일조권을 미리 확인하고, 퇴근길의 방범 CCTV와 가로등 설치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공간 정보와 ‘디지털 트윈’ 기술이 결합된 덕분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다. 공간정보와 결합하면 도시계획, 안전, 교통 등 여러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디지털 융합 시대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부터 디지털 트윈 기술로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국토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일조권·조망권 분석’ 등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 국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하여 공장설립 인허가 절차를 개선하는 「공장인허가 사전진단 서비스」를 구축하고,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공장을 설립하려면 개발행위허가, 건축허가 등 20개 이상의 복합민원을 처리해야 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인허가를 받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렸고 비용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한 사전진단 서비스를 이용하면 공장설립 규정과 10여 종에 달하는 제출서류를 직접 파악하고,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입지를 찾을 수 있다. 예를들어 지도상에서 공장부지를 선택해 도시계획 구역과 건축선을 고려해 토지를 분할하거나 건폐율과 용적률을 적용해 가능한 면적을 계산할 수 있다. 가상으로 공장을 건축해 조감도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공장 설립 허가기간을 3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러 번 현장을 방문하거나 부적합한 토지를 잘못 매입해 발생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보다 다양한 공장설립 인허가 사례에 적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사전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토지, 건축, 환경 등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최신화하고, 데이터 활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취약계층도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UX)도 개편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토지, 건축 등 다른 인허가 분야에도 사전진단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여 더 많은 국민들에게 생활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만 활용하는 기술이 아니다. 이미 일상과 산업 현장을 바꾸고 있는 현실의 도구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국민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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