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시점 기재에 경찰에 협조 요청
도로법 74 따른 불법 적치물 ‘강제정비’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 종로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단체의 불법 천막을 내주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경찰에 보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4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종로구는 지난달 31일 불법천막 강제정비 계획을 서울지방경찰청에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종로구가 보낸 공문에는 철거 시점과 필요 지원 경력 등이 기재됐다. 종로구 관계자는 “일시에 불법 적치물을 철거할 계획”이라며 “구청 인력으로 부족해 경찰에 경력 지원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탄핵 찬반 단체들은 광화문광장·헌재·경복궁 일대에 불법 천막을 설치, 농성을 해왔다. 구는 지난달 28일 광화문광장·헌재·경복궁 일대에 설치된 천막들에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 58개를 발부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확정 되면서 일부 단체는 종로에 있는 천막을 철거했다. 종로구에 따르면 4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서십자가에서 효자로를 따라 40여개의 천막이, 운현궁 앞에는 3개의 철막이 남아 있다. 구 관계자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관내에 있는 불법 적치물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철거는 행정대집행에 따른 것이 아닌 도로법 제 74조에 따른 ‘강제정비’다. 종로구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의 경우 계고, 통지, 집행까지 한달 가까이 걸린다”며 “시민들의 안전이 우려 됨에 따라 도로법에 따라 강제 정비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종로구가 불법 천막을 대상으로 발부한 계고장에도 “1일까지 정비하지 않을 경우 도로법 제74조에 따라 강제정비 및 동법 제 117조에 의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적시됐다. 도로법 제74조는 행정대집행의 적용 특례법으로, 법령에 따라 구청은 ‘행정대집행법’ 절차를 따르지 않고 도로에 있는 적치물 등을 제거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반복적, 상습적으로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도로를 점용하는 경우’, ‘도로의 통행 및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앞서 서울시는 종로구에 불법 천막에 대해 변상금·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조치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4일 광화문에 천막당사를 설치하자 “공당이 시민 공용 장소에 불법 점유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것은 시민 누구라도 용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해당 구청, 경찰청 등과 협조해 변상금 부과, 강제 철거 등 관용 없는 행정력을 집행하라”고 지시했다. 강제집행, 과태료 등과 같은 행정조치는 시가 구에 위임하는 방식이다. 민주당 천막당사에도 종로구가 보낸 계고장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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