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신용잔고 7.7조…작년 8월 말 이후 최대치
코스닥 올해만 14.03%↑…로봇·헬스케어·유리기판·SMR·엔터株 투심 쏠려
“코스닥 주요 종목, 관세 등 대외적 변수와 연관성 낮은 게 호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닥 시장을 향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1조20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이 6개월 만에 최대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지수 중 수익률 ‘꼴찌’ 수준에 머물렀던 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반전드라마를 쓰면서 개미들의 투심이 쏠린 덕분이다. 코스닥 시장의 빚투 증가액은 코스피 시장보다 40% 가까이 더 큰 수준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은 7조7238억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기준 6조5246억원과 비교했을 때 1조1992억원(18.38%)이나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으로는 지난해 8월 28일 기록한 7조7256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이 강세장을 이어가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이 이어지면서 ‘빚투’ 규모도 빠른 속도로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14.03%(678.19→773.33)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와 비교하면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각 코스피 지수도 10.24%(2399.49→2645.27)나 오르며 강세를 보였지만, 코스닥에는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빚투’ 증가폭 역시도 코스닥이 코스피를 압도했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은 연초 9조1577억원에서 전날까지 10조402억원으로 8825억원(9.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의 증가폭이 코스피의 1.36배에 이른다.
코스닥 종목별 신용거래융자 잔고액 증가폭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연초 투심을 사로잡았던 섹터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섹터는 연초 급부상한 로봇주(株)다. 올해 코스닥 종목 중 빚투 증가폭 1위는 748억원을 기록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이름을 올렸다. 해당 종목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액 중 올해 새롭게 발생한 ‘빚투’ 규모는 잔고 대비 71%에 이를 정도로 연초 투심을 확실히 사로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올해만 139.70%(16만2700→39만원)나 상승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포함된 ‘기계·장비’ 지수 등락률은 37.08%로 코스닥 관련 지수 등락률 1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로봇주로서 올 들어 주가가 21.58% 상승한 에스피지도 신용거래융자 잔고액 증가폭이 201억원(9위)에 달했다.
바이오·헬스케어주도 연초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삼천당제약(373억원), 알테오젠(296억원), 에이비엘바이오(276억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액 증가폭으로 각각 코스닥 2·3·5위를 기록했다. 각각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25.93%, 23.75%, 26.76%에 달했다.
삼성전자·인텔·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도입 행보로 반도체 패키징 분야 신기술 ‘유리 기판’에 대한 관심도 커진 가운데, 관련주인 필옵틱스의 ‘빚투’ 증가액도 올해만 236억원(6위)을 기록했다. 주가는 연초 대비 137.81% 올랐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중소형 원전주의 강세도 뚜렷했다. 올 들어 주가가 31.15% 상승한 비에이치아이에 대한 신규 ‘빚투’ 규모는 207억원(7위) 수준에 달했다. 이 밖에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수혜주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도 주가가 16.45% 오르는 동안 신용거래융자 잔고액도 201억원(8위)이나 커졌다.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며 투심이 쏠린 가장 큰 이유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무풍지대’에 해당하는 종목·섹터가 주요 종목들도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의 경우 로봇, 헬스케어, 소프트웨어(SW) 섹터 등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반도체·가전 등 IT 섹터와 자동차·철강 등 ‘중후장대’ 종목 등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격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종목과 코스닥 시장 간의 연관성은 떨어진다는 점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관세 전쟁 격화 등 대외적인 리스크가 극대화한 시기엔 코스닥 상장 종목들이 오히려 한국 증시에선 가장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란 평가도 나온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가 올해 들어선 코스닥 시장으로 확산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광혁 센터장은 “코스닥 우량주를 중심으로 밸류업에 따른 주가 상승효과를 기대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곳이 많았다”면서 “실제 펀더멘털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았던 다수 코스닥 종목으로 투심이 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강세 현상이 매우 짧게 끝나기보단 올해 상반기까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하에 투자 전략을 세우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