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4명을 기록해 9년 만에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2015년 1.24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끝없이 추락하던 출산율이 미미하게 나마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합계출산율 0.74명은 유엔이 추정한 홍콩의 0.73명 보다 조금 높아 ‘세계 꼴찌’는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과 사회전반의 지원· 인식 변화의 결과로 청신호가 켜진 점은 반갑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는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난 2만95명이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출생아는 22만94명으로 12월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출생아는 24만명 안팎, 합계출산율은 0.74명이 된다. 결혼도 느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혼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1만8581건이었다. 증가율로 따지면 5개월 연속 10%를 웃돈다. 1~11월 누계치는 19만9903건으로 이미 2021~2023년 연도별 누적 혼인 건수를 넘어섰다. 결혼은 출산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선행지표로, 이는 출생아 수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결혼과 출산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결혼이 한꺼번에 이루어진 영향도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저출생 대책과 ‘결혼과 출산은 손해’라는 부정적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특히 신생아 특별공급과 대출 등 주거 혜택과 육아휴직 급여 250만원 인상, 기업의 출산과 육아 지원 등 실질적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긍정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되는데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서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과 ‘아이를 가질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모두 늘었다.신생아 중 둘째아이 비율도 2023년 4분기 30.7%에서 2024년 3분기 32.5%로 높아져 고무적이다.

출산율 반등이 일시적 흐름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정책효과를 정확히 분석해 더 정교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가령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한 홍콩은 높은 집값이 저출생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데, 오래된 8~12평 주택의 평균 월세가 26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신생아 1인당 36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을 펴도 그닥 효과가 없다는 것인데, 그만큼 주거 안정이 아이 낳기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젊은층의 일자리 불안정 역시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게 만드는 만큼 청년 고용 정책을 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사교육비 부담 증가와 보육 등 저출산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구 구조 변화를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어렵겠지만, ‘인구소멸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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