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제 체계 마련 목표”

 비트코인, 기대감에 10만7000달러선 육박

2023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2023 밀켄 인스티튜트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마크 우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직무대행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2023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2023 밀켄 인스티튜트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마크 우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직무대행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크립토(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날 가상화폐 대장인 비트코인은 최고가에 근접했다.

미 CNBC방송 보도에 따르면 마크 우예다 SEC 직무대행은 가상 자산에 대한 포괄적이고 명확한 규제 체계 마련을 목표로 하는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이 TF는 SEC의 헤스터 피어스 공화당 위원이 주도할 예정이다.

SEC는 “가상화폐 TF는 위원회가 명확한 규제 경계를 설정하고, 현실적인 코인 등록 절차를 제공하며, 합리적인 공시 체계를 마련하고, 집행 자원을 신중하게 배치하도록 도움을 주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어스 위원은 “가상화폐 TF는 많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다양한 투자자와 업계 참가자, 학계 및 기타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 형성을 촉진하며 시장 무결성을 강화하고 혁신을 지원하는 규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중과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TF는 공청회를 개최하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기관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에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TF가 출범했다는 소식에 이날 상승세를 나타내며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화폐 업계가 미국에서 번창할 수 있도록 법적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는 등 친(親)가상화폐 기조를 보여왔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2시27분(서부 시간 오전 11시27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48% 오른 10만6924달러(1억5359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은 0.14% 오른 3329달러, 리플은 1.13% 오른 3.20 달러를 나타냈다. 솔라나와 도지코인도 각각 3.71%와 7.22% 상승한 255달러와 0.38달러를 가리켰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취임이후 가상화폐가 활황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비트코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전 10만9000달러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취임식 이후에는 하락세를 나타내며 10만1000달러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첫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기대됐던 가상화폐 관련 내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실망감이 작용해서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상화폐 업계가 오랫동안 기대해 온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하기 전까지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