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시민단체, “부정부패 척결의 시작점 될 것”
-‘민간영역 제재ㆍ기준 모호’…사회적 갈등 증가 가능성도
-檢ㆍ警, 입법취지 달성 위해 엄정수사 및 가이드라인 마련 중…법 적용ㆍ해석 모호성에 고심
[헤럴드경제=양대근ㆍ신동윤ㆍ유오상 기자] 접대와 선물로 인한 병폐를 막기 위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지난 28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으로 결정됐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김영란법 전면시행과 이로 인해 사회가 보다 투명하고 청렴해 질 것이란 시민들의 기대 역시 한껏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선출직 공무원 등 일부 계층이 법률 적용 대상에서 빠진 점 등을 들어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29일 대부분의 시민들은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법의 취지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는 김영란법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부정청탁 등 부패를 방지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적절한 관행이 추방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직자들을 중심으로 생활 변화로 인해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 전체와 공익을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유한범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은 “법이 시행되면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김영란법으로 공공의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부분적으로 현실 상황과 부딪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공적인 업무를 수행한다고는 하지만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은 민간영역에 속하며, 이런 사람들의 개인 생활까지도 형벌을 내린다고 하는 김영란법의 실효성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광범위한 적용 대상에 비해 정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발생하는 사회적인 갈등과 혼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박 실장은 “광범위한 적용 대상에 대한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몇 년 간은 제대로된 판례조차 없어 같은 사안을 두고도 처벌 수위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여기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경우 부패를 잡겠다는 기존의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권익위원회가 세부 사항을 제보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한다고 하는데, 강한 처벌권에 비해 운영은 체계적이지 못하다”며 권익위가 김영란법의 운영 주체인 것에 대해서도 걱정스런 반응을 보였다.
김영란법 시행 후 관련 수사를 담당하게 될 검찰과 경찰 역시 법률의 입법취지가 달성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한다는게 기본 방침이다. 다만, 광범위한 법률 적용 대상과 일부 법 해석의 모호성 등을 감안해 여론의 추이를 살핀 뒤 적극적인 단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대검찰청 감찰본부 소속 감찰2과의 ‘청렴팀’을 격상시켜 상설 부서화하는 방안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렴성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신법 시행에 맞춰 내부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최근 ‘진경준 사태’ 등으로 고위 검사의 비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만큼 내부 단속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검 감찰본부는 현재 이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역시 지난 7월부터 조직된 ‘김영란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하지만, 아직 판례 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초반엔 조심스럽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게 검찰과 경찰의 분위기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률가들 사이에도 사안에 따른 김영란법 위반 여부가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며 “비법률가인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법을 저촉할 수 있는 만큼 검찰과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껏 제기된 김영란법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일부 부분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회 자정작용을 담당하는 국회의원과 시민단체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 사무총장은 “법 시행 후 지적되는 문제점들의 경우 추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계속적으로 수정해나가는게 옳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