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도운(인천) 기자]인천광역시가 법원의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매각 절차 중단이 결정됨에 따라 재정난을 면하기 위한 ‘현금 확보’ 명분이 사실상 상실돼 무리한 매각에 따른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시는 그동안 각종 논란속에서도 종합터미널 부지 매각에 대한 롯데와의 수의계약을 강행했지만 결국 재정위기 대책으로 내놓은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매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26일 신세계가 인천시를 상대로 낸 인천터미널 매각 절차 중단 요구를 받아들였다.

법원이 감정가격 8688억원보다 63억원 비싼 8751억원에 매각했다는 시의 주장과는 달리, 감정가격보다 327억원(매년 78억원씩 5년 이자 보전)이나 싸게 판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 측은 “(경쟁 입찰이 시행된다면) 롯데가 투자약정서를 체결한 8751억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쓸 의사가 있다”는 입장까지 밝혀 결국 시가 협상 과정에서 신세계의 속 내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오는 31일 본 계약 체결, 내년 1월 말 대금 입금’이라는 당초의 매각 절차도 이번 판결로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최악의 경우 투자약정이 무효가 돼 매각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게 될 경우 수개월이 지연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미 내년 예산에 매매대금 8751억원 중 6000억원을 세입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세입 누수로 인한 각종 사업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재정위기에 처한 시가 이번 법원 판결로 재정운용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내년 상반기 사업은 기존대로 끌고 간다지만, 내년 하반기 사업부턴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시가 항고하고 신세계의 본안 소송까지 이어지면 매각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사업에 투입해야 할 예산에 대해선 별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이와 관련, 시가 롯데와 수의계약 등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지적과 함께 매각 과정 및 결정에 개입한 인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법원은 “시가 감정가격 이상 매각 입장 때문에 신세계가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보이자, 곧바로 각종 지원책으로 롯데 측에 감정가격보다 싸게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판시해 결국 차별 및 특혜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며 “향후 진행될 법률적인 부분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에서 10여 년간 영업을 해 온 신세계 측은 시를 상대로 지난 10월 법원에 ‘인천터미널 매각 절차 중단 및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