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쎄 미니’ 반년만에 2만대 판매 ‘한뼘 정수기’ 3분기 4850억 매출 업계 디자인·아이디어로 진출러시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가 지난 5월 세상에 내놓은 벽걸이 드럼세탁기 ‘클라쎄 미니’. 3㎏에 불과한 세탁용량과 다소 느닷없어 보이는 벽걸이 형태 때문에 출시될 때만 해도 “과연 얼마나 팔릴까”하는 의혹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 출시 반년 만에 2만대 이상이 팔리며 2012년 업계에서 가장 ‘핫’한 상품 가운데 하나가 됐다.
29㎝밖에 되지 않는 두께, 별도의 거치대가 없어 원하는 아무 곳에나 배치할 수 있는 편의성, 예쁜 디자인 등이 어필하면서 혼자 사는 싱글들이 수시 세탁용으로 많이 구입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25%를 넘어서면서 ‘싱글족’은 가전업계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 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견 제조업체들이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싱글 가전시장을 발빠르게 장악하는 추세다.
대우일렉의 경우, 벽걸이 세탁기 외에도 15ℓ 전자레인지, 240ℓ의 국내 최소형 콤비 냉장고 등을 내놓으면서 싱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수 매출 가운데 싱글족을 겨냥한 미니 가전제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 육박한다”면서 “올해 싱글족 가전시장 규모가 약 2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싱글가전시장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저렴하고 저용량의 모델이 팔리는 ‘틈새시장’에 불과했지만 고소득 싱글이 늘어나면서 불황을 덜타는 수익성 높은 시장으로 변신했다.
제조사들은 당연히 더 작아진 외형에 날렵해진 디자인, 아이디어를 내세운 제품들을 내세워 싱글을 겨냥하는 추세다.
소형 생활가전 전문업체인 파세코는 아예 싱글들을 겨냥한 71ℓ 소형 김치냉장고를 내놓았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10~15%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세코의 또 다른 제품인 2구 가스쿡탑은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1% 늘었다.
삶음 기능이 들어있는 삼성전자의 소형 전자동 세탁기인 ‘아가사랑 세탁기’는 최근 3년간 23만대가 팔리는 인기를 구가 중이다. 애기 엄마들 못지않게 속옷빨래 등에 민감한 여성 싱글들이 많이 찾은 탓이다.
건강하고 쾌적한 삶,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싱글들이 지갑을 흔쾌히 연다는 점은 불황인 가전업계가 더욱 싱글족에 눈을 돌리게 하는 이유다.
공기청정과 습도조절이 가능한 ‘에어워셔’ 등과 같이 생활환경과 연관이 깊은 제품들은 싱글들 덕분에 연일 성장하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올해 상반기에 내놓은 초소형 ‘한뼘 정수기’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 4850억원을 기록했다. 키친아트가 내놓은 1인용 미니밥솥 ‘미니미니’는 휴대용 도시락통처럼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인기이고 전자레인지보다 활용성이 높은 ‘광파오븐’, 알아서 청소를 해주는 로봇청소기 등의 최대 고객도 싱글들이다. 살균, 탈취, 보관, 미세먼지제거, 다림질 등의 기능이 있는 신개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는 만만찮은 가격대와 크기에도 불구하고 고소득 남성들 사이에 가져볼 만한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지만 싱글족들의 소비는 오히려 2~3인 가구를 웃도는 추세”라면서 “이들이 불황인 가전시장에 꾸준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싱글 시장을 타깃으로 한 움직임은 가구,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강하게 불었다. 독신자들의 특성에 맞춘 온라인 전용 제품들이 올 들어 대거 출시되고 큰 인기를 끌었다. 한샘은 샘베딩, 샘싱글 등 기존 독신자용 제품에 이어 최근 ‘플레인’이란 브랜드의 침실가구를 내놨고 리바트도 이에 질세라 최근 ‘토스트 네추럴’이란 온라인 전용가구 브랜드를 선보였다. 에넥스는 ‘인디플러스’라는 공간효율을 극대화한 1인용 서재형 인테리어가구를 출시했다. 이 밖에 까사미아도 올 들어 맞춤형 모듈설계가 가능한 ‘메이크’란 싱글용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한샘의 경우, 지난 2009년 싱글용 제품 출시 이후 지난해 1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불황 속에서도 상반기에만 80억원어치가 팔리자 싱글가구들을 온라인몰을 넘어 홈쇼핑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까사미아도 올 들어 싱글제품 매출이 30% 정도 늘었다.
홍승완ㆍ원호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