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16일 치러진 일본 제46회 중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자민당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지 3년 3개월 만에 정권 재탈환이다.
자민당의 이번 승리는 보수ㆍ우경화한 국민 의식에 편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랜 경기 침체와 중국ㆍ한국 등 주변국의 부상에 위기감을 느낀 일본 국민들이 과단성 있고 강한 정부를 열망하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국민이 자민당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일본 ‘문제’를 타파할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자민당의 앞길이 마냥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경화 바람에 집권=자민당의 압승은 민주당의 집권 3년3개월 동안의 경제 침체와 센카쿠열도 분쟁, 북한 미사일발사 성공으로 이어지며 확산된 안보 불안감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2009년 8월 31일 총선에서 54년간 이어진 자민당 지배에 종지부를 찍고 역사적인 정권 교체를 이뤘으나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과 소비세 인상 문제 등 국정 현안을 놓고 내분에 휩싸여 자멸했다. 정권 출범 당시 탈(脫) 관료주의와 국정의 정치 주도, 자녀수당 확대와 고교 교육 무상화, 고속도로 무료화 등을 내걸었지만, 국정 경험 부족과 예산 확보 실패 등으로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고, 애초 약속과 달리 소비세를 올려 국민을 배반했다.
작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내 보수 우익의 목소리를 높아진 가운데 중국과의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 주변국들과 주권 다툼이 고조되면서 우경화는 더 속도를 받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영토문제에 대한 강경론과 보수 우익의 구미에 맞춘 정책을 내세운 자민당의 입지가 크게 강화됐다. 지난 9월 26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애초 당선 가능성이 희박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우익적 색깔을 내세워 승리한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다. 강한 일본을 되살리겠다는 기치를 내건 자민당 정권의 복귀는 동북아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아베 정권은 우선 헌법 9조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재무장 및 국가간 전쟁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것이 바로 9조다. 아베는 헌법9조를 개정해 자위대를 국가방위군으로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영해침범죄를 신설, 센카쿠 열도문제에서도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어 한ㆍ중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야당 반발, 연립 정부 불안 등 난제=자민당은 전체 480석 가운데 294석을 얻어 연립정부를 구성한 공명당과 합칠 경우 참의원 부결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할 수 있는 전체 3분의 2 수준인 320석을 웃도는 325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 정부는 참의원에서의 법안 부결에 신경을 쓰지않고 각종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민당 정권에 참의원은 무시할 수 없는 벽이다. 참의원에서는 민주당이 여전히 제1당이다. 자민당은 참의원에서 현재 87석으로 공명당(19석)과 의석수를 합해도 과반(121석)에 미달한다. 중의원 재가결로 법안은 처리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야권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공명당과의 연립도 순탄하게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헌법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공명당은 반대하고 있다.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재적 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공명당이 헌법 개정에 반대할 경우 극우 정당인 일본유신회와 공조해 3분의 2 의석 확보가 가능하지만 참의원에서는 불가능하다.
헌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참의원에서도 3분의 2가 넘는 절대 안정 의석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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