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정부의 전국 경제자유구역 사업 추진 정도 평가(일명 신호등 평가)에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3년 연속 꼴찌 수모를 겪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선발 경제자유구역은 2003년 인천에 이어 2004년 부산진해, 광양만권에 우선 지정됐으며, 정부는 해마다 성과평가를 실시해 신호등에 나타나는 삼색등으로 표시해왔다.

10일 부산ㆍ진행경제자유구역청(BJFEZ, 이하 ‘부진경자청’)에 따르면 그동안 부산과 경남이 각각 10여곳씩의 지역을 나눠 외자유치 등을 통한 개발에 나섰다. 올해까지 8년간 총 58개 외국인투자기업으로부터 13억700만 달러에 이르는 외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러한 외자유치 성과는 인천과 비교하면 낯뜨거운 상황이다. 인천경자청의 경우 투자유치 실적은 지난 2010년 50억4700만 달러, 2011년 55억3600만 달러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56억8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80억달러가 예상돼 연도별 투자실적으로는 개청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천과 비교할 때 부진경자청의 지난 8년간 개발사업의 최종 성적표는 초라한 모습이다. 외자유치 실패와 국내기업 유치가 미진해 사업포기 지역이 잇따르면서 출범초기의 장밋빛 청사진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이다.

실제 경남지역 10곳 가운데 6곳의 개발은 사실상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가주, 두동지역의 경우는 시행사인 LH공사가 이미 개발을 포기한 상태다. 재산권을 제한 받아온 주민들이 지구지정 해제를 요구하자 경자청은 이를위한 용역에 착수하는 등 사실상 개발 실패후 수습과정에 돌입했다.

개발 예정면적이 무려 2만2000여㎡에 달하는 진해 웅동지역은 더욱 큰 문제다. 당초 외국계 자본을 유치해 국제규모의 리조트와 아쿠아리움 등을 세운다는 거창한 계획이었지만, 외국계 투자자가 투자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이 때문에 개발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후발 경제자유구역의 출현도 부진경자청의 강력한 위기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008년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구ㆍ경북, 황해, 새만금ㆍ군산 등이 추가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받아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6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지정ㆍ운영되고 있다. 투자유치를 위해 해외로 나가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국내 다른 경자청에서 제출한 투자요청서를 한두개 정도는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경자청간 지나친 경쟁으로 제대로된 투자유치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출범이후 8년을 달려온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이 잇따른 외자유치 실패와 사업 포기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에 걸친 비대한 영역설정과 방만한 경영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 경제전문가들은 이번을 계기로 구역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등 특단의 대책마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있다.

글로벌기업의 동북아 거점개발을 위해 야심차게 출범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이처럼 개발 실패가 겹치면서 전국의 3개 선발 구역 가운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반면 평가 1위는 2년 연속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차지했다.

전체 85개 단위지구별 신호등 진단 결과를 살펴보면 부진경자청은 21개의 단위지구 가운데 남산지구와 웅천지구, 와성지구가 진척도 50% 미만의 빨간색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인천경자청은 27개의 단위지구 가운데 단 한 곳만 ‘빨간색 지구’로 지정돼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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