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착한남자’서 서은기役 열연…문채원 인터뷰

계산적이며 욱하는 인물의 사랑 공감하게 그려보고 싶어 선택

연습 많이 했지만 반도 못보여줘 독기 품고 연기에만 매진했죠

반전 있는 배우다. 순수한 이미지 속 어딘가에 퇴폐미가 숨어 있을 것 같다. 악도, 선도 모두 어울린다.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남자’)에서 흑과 백의 상반된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문채원(26)을 지난 3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예쁜 용모 뒤에 남성적 취향, 털털한 성격, 깊은 연기관 등 의외의 면면이 엿보였다.

“스릴러나 범죄물 같은 ‘센 거’를 좋아해요. 이번에도 은기가 차를 막 운전한다든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데, 실제로도 운전을 험하게 하는 편이에요. 오토바이 타는 건 꿈만 꿔보던 건데, 이번 배역에 여러모로 끌렸죠.”

은기의 성격은 초반 차가움과 기억상실증이 걸린 뒤 후반 따뜻함으로 나뉜다. 초반 은기는 문채원이 데뷔 전부터 탐내던 캐릭터였다. “안하무인이고, 계산적이며, 욱하는 성격의 코드를 갖고 있는 인물이 하는 사랑을 공감하게끔 그리고 싶었던 거죠. 제일 해보고 싶었던 것은 ‘발리에서 생긴 일’의 정재민(조인성 분)이었어요. 동적이고, 밝아도 고집이 세다든가 하는….”

영화배우 문채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배우 문채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배우 문채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은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여자’죠.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늘 믿음을 주고, 그런 남녀가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였죠.” 7년 뒤 다시 사랑을 잇는 ‘착한남자’의 ‘해피엔딩’은 문채원이 내심 바랐던 결말이다.  박해묵 기자/mook@
영화배우 문채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배우 문채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배우 문채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은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여자’죠.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늘 믿음을 주고, 그런 남녀가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였죠.” 7년 뒤 다시 사랑을 잇는 ‘착한남자’의 ‘해피엔딩’은 문채원이 내심 바랐던 결말이다. 박해묵 기자/mook@

그래서 시놉시스를 보고 단박에 마음에 들었다. 전ㆍ후반 연기를 180도 다르게 하기 위해 스타일리스트와 의상부터 점검했다. 초반 은기는 절대 치마를 입지 말 것, 검은색ㆍ회색ㆍ군청색으로 입을 것, 액세서리를 하지 말 것, 심장수술을 했기 때문에 립스틱도 붉은색이 아닌 보라색으로 칠할 것 등이다. 그런가 하면 후반 은기는 무조건 파스텔 컬러 옷, 긴 치마, 웨이브 머리 등으로 설정했다.

차가운 은기는 타인과 대화할 때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든가, 시선을 삐딱하게 다른 곳으로 향하게 했다. 따뜻한 은기는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습관적으로 사람 눈을 쳐다보도록 설정했다. “연습을 많이 했어요. 표정, 대사, 문어체 말투도 입에 붙이려고 많이 연습했고. 드라마 선택하고 시험대에 오른 기분이었는데, 연습하면 반도 못 보여드려서 독기를 낼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드라마가 끝난 직후 ‘늑대소년’ ‘내가 살인범이다’ ‘광해’ 등을 사흘 연속 차례로 관람했다. 드라마ㆍ영화에서 함께 작업한 송중기, 박시후, 류승룡 출연 영화들이다. “송중기 씨는 어떻게 그걸 선택했을까 싶었어요. 배우로서 도전이고 용기잖아요. 막상 영화를 보니 선택한 이유가 곳곳에 보이더라고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좋고, 우리나라에서 이런 장르를 다뤄본 게 없는 것 같은데, 예쁘고 감동 깊은 장면이 기억에 남았어요. 류승룡 씨와는 미용실에서 만나서 ‘저, 광해 봤어요’ 하니까 ‘야, 너 일찍 봤다’ 하셨죠.”

그는 지난해 KBS 연기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공주의 남자’)을,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최종병기 활’)을 받았다. 2연패 욕심도 내고 있을까. “상을 생각해본 적도, 탐낸 적도 없고, 욕심을 가져본 적도 없어요. 상은 ‘발전하고 용기 있게 계속하라’는 의미에서 주시는 것이더라고요. 받고 나서가 중요하고요. 보답하고 감사드려야 한다는 것. 이번 작품도 그런 과정에서 선택한 것이었어요.”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