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의 연예인 스캔들
17살 연하남과 불륜 스캔들 배우 이미숙 “이 나이에 네이버 달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도 스캔들에 ‘만성화’ 옛 스캔들 거리낌없이 직접 밝히기도
“배우는 스캔들이 없으면 배우의 존재 자체가 없어요. 그게 어떤 스캔들이냐가 문제인데, 이 나이에 네이버를 달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올 상반기 17살 연하남과 불륜 스캔들에 휩싸여 포털을 뜨겁게 달궜던 배우 이미숙이 밝힌 소회다. 요즘 유행어에 빗대보면 “이 정도 인기있으면 스캔들 좀 나도 되잖아~”란 소리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자라는 스타와 스캔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스캔들은 인기의 척도로도 여겨진다. 톱스타일수록 스캔들이 주는 충격도 폭풍급이다.
그래서 나훈아, 태진아, 윤복희, 김지미, 신성일, 심수봉 등 왕년의 별들은 무수한 스캔들을 몰고 다녔다.
동료 연예인과의 각종 염문설은 물론 정재계 유력인사, 문화계 권력자와 연루된 성로비 등 주로 ‘성(性)’에 집중돼 있다. 대중과 스타와의 거리가 멀었던 과거에는 스캔들이 해당 연예인이 사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문제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중과의 소통 거리가 좁아진 2000년대 들어서다. 지난해 가수 윤복희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1977년 스캔들 상대였던 가수 남진과 재혼한 배경으로 첫 번째 남편인 가수 유주용에게 실망해 홧김에 한 것이라고, 35년 만에 폭로했다.
옛 스캔들의 진상을 거리낌 없이 밝혀도 될 만큼 요즘엔 연예계뿐 아니라 일반인까지도 스캔들에 만성화돼 있다.
2000년대 이후 스캔들 가운데 가수 나훈아의 일명 ‘아랫도리’ 기자회견은 ‘세기의 스캔들’로 두고두고 회자된다. 2008년 젊은 여배우와의 염문설, 암투병설, 심지어 ‘야쿠자에게 거세당했다’는 신체 훼손설 등 각종 괴소문에 시달렸던 나훈아는 기자회견장에서 단상에 올라 바지를 내릴 뻔 했다. 1시간가량 생중계된 그의 기자회견은 일본 언론까지 주목할 정도로 당시 일대 사건이었다.
2004년 ‘연예계 X-파일’과 2009년 ‘장자연 유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문건 스캔들’이다. ‘선수들만 아는 비밀’에 속했거나 술자리 안주거리였던 연예가의 각종 가십성 스캔들과 미뤄 짐작했던 연예계 성상납의 고리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연예인 X-파일’에 실명이 거론된 연예인이나 방송인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뿐 아니라 연예인이 단체로 문건 작성자인 제일기획에 광고 출연 거부 성명을 발표하는 등 파장은 컸다. ‘장자연 리스트’는 연예인-광고주-언론-정치인 등 뿌리깊은 유착의 고리를 바로잡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법도 했지만, 근본을 바꿔놓진 못했다. ‘제2의 장자연’을 막기 위해 매니지먼트사업 등록제 전환 등 대책 마련이 추진되다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올해 연예기획사 오픈월드 대표의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사건까지 터지고 말았다.
지난해 ‘신지식인 1호’로 추앙받다 임금체불, 횡령, 도박 등의 혐의로 추락한 심형래도 성접대를 위해 여성 400명의 연락처가 담긴 수첩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내부 직원 폭로가 터졌지만, 의혹이 밝혀지진 않았다.
2007년 신정아가 우리 사회를 뒤흔든 ‘학력위조 스캔들’은 연예계도 강타했다. 몇몇 유명 연예인들이 줄을 서서 고해하듯 최종 학력 오류를 바로잡고,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올해 미국 스탠퍼드 대학 출신 가수 타블로를 결국 울리고만 팬의 의심은 이때부터 싹을 틔웠다.
아이돌 위주로 연예계 흐름이 바뀌면서 요즘엔 스캔들 대상의 연령도 한층 낮아졌다. 최근 아이유와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의 열애 의혹 사진은 ‘국민 여동생’도 성인이란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스포츠스타 이용대 선수의 열애 사진 유출 사건은 20대 초반 남녀의 자연스러운 교제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인지도 낮은 연예인의 ‘노이즈 마케팅’이란 의심을 샀다.
미혼의 사실혼 관계나 혼전 임신 등이 드러나는 ‘과속스캔들’은 요즘엔 애교에 가깝다. 최근 재희, 이태성 등 젊은 남자 배우들이 이미 사실상 유부남이고 애 아빠란 사실을 잇달아 털어놨지만, 충격파는 과거보단 확실히 약해졌다.
연예계 스캔들은 비슷한 유형으로 매해 반복되고 있다. 권력과 재력으로 젊음과 성을 교환하려 하는 추악한 욕망이 법제도로 차단되지 않는 한, 유명인을 질시하고 끌어내리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심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스캔들도 끊어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문화의 기저에는 인간의 천박함이 자리한다. 대부분 ‘남녀상열지사’인 스캔들은 대중이 원하므로 터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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