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요금 정상화를 위해 택시 기본요금을 32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작 택시 운전기사들은 요금인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인택시 운전기사들은 “요금인상 혜택이 택시 운송사업자에게로만 돌아가고, 운전기사들은 승객 감소로 더 큰 생계곤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기본요금 인상안에 반대하고 있다. 요금이 800원 오르면 사납금(운전기사가 택시영업 대가로 회사에 지불하는 돈)이 하루 2만원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요금인상으로 인해 승객이 줄어들 경우 모자란 사납금을 자신의 월급으로 채워야 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특히 장기 불황으로 인해 최근 택시 승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요금인상이 곧바로 승객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법인택시 기사 김모(55) 씨는 “지난 2009년 6월 기본요금이 1900원에서 2400원으로 500원 올랐을 때 사납금이 2만원 가량 인상됐다. 운전기사의 월급 인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법인택시를 모는 최모(61) 씨도 “기본요금 인상 소식을 듣고 동료들로부터 ‘이래선 안 된다’는 문자 메시지만 10여통 넘게 받았다”며 “요금인상분 800원은 모두 업체에서 가져갈 것이다. 현재 사납금이 하루 12만~13만원인데 요금이 오르면 사납금이 15만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택시업계는 요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승객이 줄어 운전기사에게 오히려 독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100~200원 순차적으로 인상해 충격이 흡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택시요금 인상을 추진한다면 전향적으로 수용할 방침이지만, 택시요금 인상 폭은 아직 정해지거나 검토 중인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요금을 올리게 되면 운수종사자의 처우개선에 비중을 둘 생각”이라며 “운송수익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모든 택시에 디지털 운행기록장치를 장착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 운송사업자가 인상 혜택을 모두 가져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