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검찰 사상 초유의 총장-중수부장간 충돌사태로 인해 당초 30일로 예정된 검찰의 자체 검찰개혁방안도 기약 없이 연기됐다.

이번 사태가 검찰개혁안에 중수부 폐지를 개혁안에 넣으려는 한상대 검찰총장과 이에 반대하는 최재경 중수부장간 갈등으로 빚어진 탓에 사태 해결이 선행되지 않는 한 검찰개혁안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29일 “이 지경에 개혁방안을 발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초 한 총장은 10억대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서울고검 김광준(51) 검사의 구속시한 만료 시점과 맞춰 내달 7일께 검찰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런 사이 서울동부지검 전모(30) 검사의 성추문 사건이 잇따르자 여론의 비난 포화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이달 30일로 발표 시점을 앞당겼었다.

그러나 한 총장은 내부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외부에서 주장하는 개혁안 중 하나인 중수부 폐지안을 밀어부치다 간부급 및 일선 검사들의 심한 반발에 직면했고, 급기야 중수부 존속에 직을 건 최 부장검사와 극한충돌하는 초유의 사태를 자초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중수부 폐지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요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의 잇딴 검사 비리사건을 무마하는 희생양으로 중수부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적쇄신이 우선돼야 할 상황에서 가장 큰 도의적 책임을 져야할 총장이 개인의 위기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조직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법무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 30일 발표 예정이던 검찰개혁안에는 중수부 폐지 방안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총장은 이를 관철하기 위해 최 부장검사에게 수일 전부터 사표를 낼지, 요구안에 동의할지 결정하라고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뜻밖의 초대형 내분사태가 빚어지면서 한 총장 의중이 담긴 기존의 검찰개혁안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법무부에서도 “검찰 개혁과 관련된 논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와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하여 심도 있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시사했다.

새로운 버전의 검찰 자체 개혁안이 언제 발표될지도 현재로선 짐작하기 어렵다. 검찰 지휘부간 회복될 수 없는 감정의 골이 생긴 탓에 인사 조치로 우선 지휘부를 안정시키고나서야 개혁안 수립에 착수할 수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내달 중 발표도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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