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초고속승진 끝 검찰수장에 재임기간 내내 봐주기 수사 논란 현직검사 구속·집단항명 초유 사태 30년 검사생활 결국 불명예 퇴진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땅에 3대 전쟁을 선포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부정부패와의 전쟁이고, 둘째는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이며, 마지막으로는 우리 내부의 적과의 전쟁입니다.”

38대 검찰수장으로 부임한 한상대(53ㆍ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이 지난해 8월 취임사에서 밝혔던 말이다. 하지만 그는 내부의 부패(일부 후배 검사들의 비리)에 흔들렸고, 결국 ‘내부의 적’ 가운데 일원이 돼 30일 불명예 퇴진했다.

한 총장은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대검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거친 수사통은 아니었지만 ‘잘 나가는 기획통 검사’로 자리매김했다. 언젠가 한자리 꿰찰 검찰 간부로 지목됐다. 하지만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병풍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 씨를 무고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참여정부 출범 이후 지방을 전전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런 그가 재기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은 현 정부 들어서다. 한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뒤 법무부 법무실장에서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고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끝에 검찰 수장에 올랐다.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를 졸업한 것이 배경으로 꼽혔고 이에 따른 논란도 일었다.

하지만 대통령 코드인사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재임 기간은 ‘봐주기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핵심 피고발인인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 씨를 소환 한 번 하지 않고 서면조사만 한 뒤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수사에 한 총장이 개입했다는 풍문이 돌았다. 특검이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검찰 수사의 허점이 회자됐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에선 거액 관봉의 출처를 찾지 못했다. 이런저런 논란이 많았던 한 총장에게 최근 한 달간 연달아 벌어진 검찰 추문은 직격탄이 됐다. 10억원이 넘는 거액을 수뢰한 현직 검사가 구속되고 기소 무마 대가로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검사가 적발되면서 검찰 내부에 인 내홍은 심각했다. 한 검사가 올린 검찰 개혁안은 꼼수로 드러났다.

혼란은 희생양을 필요로 한다. 한 총장의 사퇴를 사필귀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 희생양의 대리 죽음을 혼란의 종식으로 이번에는 착각하지 않을 것이다. 한 총장의 퇴진이 곧 검찰개혁의 시작일 것이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김성훈 기자/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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