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격상총회 참석·국제기구 가입 등명실상부 주권국가로 인정이스라엘 ICC제소도 가능해져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격상 총회 참석·국제기구 가입 등 명실상부 주권국가로 인정 이스라엘 ICC제소도 가능해져
팔레스타인이 국제사회에서 반세기 만에 ‘국가’ 지위를 인정받았다. 유엔에서 국가 지위 격상에 대한 결의안이 통과된 29일(현지시간)은 65년 전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아랍 영토로 분리했던 날이기도 하다. 독립국가를 꿈꿔온 팔레스타인인들의 염원이 실현될 날도 성큼 다가서게 됐다.
유엔 총회는 29일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격상과 관련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193개 회원국 가운데 찬성 138, 반대 9, 기권 41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은 유엔에서 ‘비회원 옵서버 조직(entity)’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state)’로 지위가 승격됐다.
옵서버 국가가 되면 유엔에서 엄연한 주권국가로 인정받는다. 유엔 총회 참석은 물론 국제협약 체결, 유엔 산하 국제기구 가입 등이 가능해진다. 또 유엔 총회 표결권은 없지만 정식 회원국이 되기 위한 신청도 할 수 있다. 현재 옵서버 국가로는 바티칸이 유일하다.
팔레스타인의 옵서버 국가 승격은 여러 정치적인 함의를 가진다. 팔레스타인으로서는 유엔의 국제기구 회의에 참여하고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는 등 외교적 발판이 마련됐다. 또 향후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서 국경 위치와 불법 정착촌 건설, 난민 귀향 보장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스라엘이 가장 껄끄럽게 여기는 건 팔레스타인의 ICC 가입이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제소한다면 1948년 이스라엘의 국가 창설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벌인 전쟁 등을 문제 삼을 수 있다. 또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 국경에 의거한 팔레스타인 영토를 반환받기 위해 법적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
이번 결의안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압도적 지지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교전으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등 16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국제 여론이 우호적으로 조성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랭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팔레스타인이 협상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을 낸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표결에 앞서 “유엔이 팔레스타인에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달라”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반대표를 던진 미국은 표결 직후 이번 투표가 중동 평화에 걸림돌이 된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권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