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환자실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모(21) 상병이 앓고 있는 쯔쯔가무시 병은 초기 진단을 받아 항생제 투약이 이뤄졌으면 하루 이틀이면 호전되는 질환이다.

쯔쯔가무시는 들쥐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 병원체인 리케치아(rickettsia)를 침투시켜 발생한다. 쥐의 번식기인 가을부터 12월 사이에 자주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선 추석 성묘나 단풍 산행 등으로 매년 수천명 정도가 쯔쯔가무시로 고생한다.

보통 10여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나는데 초기엔 감기몸살과 흡사하다. 단순 감기보다 열이 많이 나고 기침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환절기 감기로 착각하고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김 상병이 지난달 22일 야외 잡풀 제거에 동원되고 열흘 정도가 지난뒤부터 몸에 이상을 느꼈지만 7일에야 의무중대를 찾은 이유다.

문제는 의무대에서 김 상병에게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내렸느냐다. 김 상병의 의무대엔 정형외과 내과, 치과 군의관이 있지만 당시 내과 군의관이 휴가 중이어서 정형외과 전공인 오모 중대장이 김 상병의 진료를 맡았다. 오 중대장은 김 상병이 7일엔 복통만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오 중대장은 “복통과 설사 증상을 호소해 그에 따른 소화제와 지사제 처방을 했다”며 진료 기록은 모두 전자차트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상병 가족의 말은 다르다. 김 상병의 아버지는 오 중대장이 짜맞추기를 위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상병이 12일 후송된 국군일동병원 진료차트에는 김 상병이 ‘일주일 전(5일)부터 오한 및 감기증상이 있어 의무대에서 경구약을 처방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오 중대장은 이에 대해 “환자의 진술만을 담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후 김 상병은 9일 의무대에 입실해 해열제를 처방받고 경과를 지켜보던 중, 11일 내과 군의관이 김 씨의 목 뒤에서 가피(痂皮)를 발견해 쯔쯔가무시 의심 판정을 내렸다. 검은 부스럼 딱지 같은 가피는 진드기에 물린 자국으로 쯔쯔가무시의 전형적인 소견이다. 사타구니나 배 등 몸이 접히는 부위를 비롯해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는데다 물린 부위가 아프거나 가렵지 않아 환자 스스로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쯔쯔가무시가 의심되면 의사가 환자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 가피를 찾아내 임상적으로 진단을 내린다.

때문에 김 씨가 야외 활동이 잦은 군인이라는 점에 비쳐볼 때 쯔쯔가무시가 초기 발견이 어렵다하더라도 의심해봤어야 하는 것 아니냔 아쉬움이 제기된다. 강원도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는 “시골 지역에선 가을철 발열 환자가 오면 쯔쯔가무시를 한번쯤은 의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확한 상황을 보지 않아 확언할 순 없지만 의심할만한 단서들이 있었다면 의심하고 치료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실공방이 펼쳐지는 사이 김 씨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쯔쯔가무시는 초기 치료를 놓칠 경우 합병증으로 인해 간염이나 폐렴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현재 김 씨는 패혈증 쇼크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지난 12일 밤부터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내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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