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청첩장
201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결혼시즌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도 많이 들려 온다. 그런데 작년 같으면 책상 옆에 수북하게 쌓여 있을 청첩장들이 올해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스마트폰에서 메시지가 왔다고 연신 울려댄다. 메신저를 통해 보내온 ‘모바일 청첩장’이다.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3000만명을 넘어서고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 등 모바일메신저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청첩장 문화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특히 결혼 적령기인 20~30대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0%에 달하고 있는 현재,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청첩장은 젊은 예비부부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다.
모바일 청첩장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지인들에게 URL을 보내면 초청내용과 결혼식장 위치, 사진 및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청첩장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에도 올릴 수 있다. 결혼 당사자 및 부모님들의 이름과 인사말, 결혼식장 위치만 달랑 적힌 종이 청첩장과는 달리, 모바일 청첩장은 포토앨범과 방명록, 신랑신부에게 연락하기 기능 등이 있어 지인들과 같이 보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약도만으로는 찾아가기 힘들었던 예식장도 스마트폰의 지도 기능과 연동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고, 심지어는 축의금 결제와 화환 발송도 가능하다. 축의금 결제 기능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계좌번호를 일부러 물어보지 않아도 터치만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하객 입장에서 매우 편리하다. 무엇보다 종이 청첩장은 초대하려는 하객들의 주소를 일일이 확인하여 우편 발송을 해야 하지만, 모바일 청첩장은 전화번호만 알면 간편하게 발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대 예비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장당 2000원 정도에 달하는 청첩장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어 결혼식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부모님들도 모바일 청첩장에 호의적이라고 한다.
치솟는 결혼비용을 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도록 아예 모바일 청첩장 앱을 예비부부들이 직접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도 출시됐다. 10만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가지고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활용하면 자신들만의 아기자기한 모바일 청첩장을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종이 청첩장에 QR코드를 새겨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예비부부의 동영상 인사말, 사진 등을 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모바일 청첩장도 등장했다. 자칫 예의에 어긋나게 보일 수 있는 모바일 청첩장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새로움도 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다.
또 하나, 모바일 청첩장은 결혼 당사자들의 인맥 관리에도 유용하다.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면 나중에 어느 지역에서 몇 명이 모바일 청첩장에 접속했는지를 통계분석해 자신의 지인들이 주로 어느 지역에 많고 결혼식에는 몇 명 정도 오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한 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년 연하장 발송’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모바일 메시지(57%)로 연하장을 보내는 비율이 종이 연하장(43%)을 보내는 경우보다 더 높게 나왔다고 한다.
모바일로 보내는 청첩장이나 연하장이 무성의하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보내는 수고는 사라졌을지 몰라도 그 안에 담긴 내용만큼은 아날로그 못지않다. 오히려 한번 읽고 처치곤란으로 쌓여만 가는 종이 카드보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여러 번 보게되는 모바일 카드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소중할 것이다.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 /kimjaepil@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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