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마이너스 통장뿐…위기의 3040세대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는 주부 김모(38) 씨는 최근 집 근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시급 5000원을 벌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9세와 8세인 연년생 두 아들을 키우면서 일을 한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하루 5시간씩 일을 하면 한 달에 50만원 정도의 부수입이 생긴다. 김 씨는 이렇게 번 돈을 두 아이 교육비에 보태고 있다.

그는 “요즘엔 초등학교 보내기 전부터 영어ㆍ한자ㆍ수학 공부는 기본이고 악기 하나씩은 가르쳐야 한다. 여기에 남자아이는 태권도, 여자아이는 발레학원까지 보내야 하니 두 아이 교육비만 해도 한 달에 최소 100만원 이상이 든다”면서 “남편이 250만원 정도 월급을 받는데 그것만으로는 매달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고 한숨지었다.

김 씨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아이들 교육비뿐만 아니다. 매달 시부모에게 드리는 용돈은 물론 생일과 제사, 명절 등 특별한 날을 챙기는 데 드는 돈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우리 부모 세대는 ‘고생해서 자식 대학까지 보냈는데 이 정도 대우는 받아야 된다’는 기대심을 갖고 있게 마련”이라면서 “때마다 여행 보내드리고 용돈을 챙겨드리려면 마이너스 통장만이 믿을 구석”이라고 토로했다.

사실 최근 들어 김 씨 부부의 허리를 휘게 하는 건 따로 있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집 평수를 조금이라도 넓혀 이사를 하기 위해 아파트 분양을 무리해서 받은 탓이다. 꼬박꼬박 내는 대출이자도 아깝지만 집값마저 계속 떨어지고 있어 ‘내집마련의 기쁨’은 사라진 지 오래다.

20대 중반에 결혼을 일찍한 편인 그는 “10년 동안 악착같이 살아왔기에 애 둘 키우며 이 정도 형편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 친구는 대부분 30대를 훌쩍 넘겨 대출을 몇 천만원씩 끼고 결혼했다. 때문에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빚에 허덕이는 게 보통이라는 것. 그는 대출금을 갚아 나가고, 자식 교육비까지 감당하려면 맞벌이가 필수인 시대에 저출산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흥부네 집에서 아이 많이 낳던 시절은 지났다. 젊은 사람들이 이기적이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아니다. 노후준비는커녕 매달 마이너스인 가계부를 보면 둘째나 셋째 낳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느냐”며 “내년부터 무상보육 혜택까지 줄어든다고 해서 엄마들의 아우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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