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미 수출은 중국 등 경쟁국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현재 2.5%로 하락한 상황이다. 연방정부 조달의 특혜구매제도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잠재적 기회가 무궁무진한 미국 본토 조달시장 공략의 길은 멀지 않다.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은 연간 조달총액이 5000억달러를 넘는 세계 최대 규모로, 이는 우리나라의 한 해 총수출액(2011년 기준 약 5500억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전까지 매년 평균 10% 이상 큰 폭으로 성장해온 유망 시장이다. 최근에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국방비 감축이 논의되고 있지만 무기류를 제외한 여타 제품 구매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조달시장은 한번 진출을 하게 되면 장기간 안정적으로 물품을 납품할 수 있다는 것과, 미 정부를 상대로 물품을 판매하는 만큼 대금 결제의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자금 마련의 어려움, 미국 현지 마케팅 활동 등을 위한 지사 및 물류시설의 미비와 이에 따른 배송ㆍ애프터서비스 제공의 어려움 등으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정부 조달시장 진출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기업들은 사회적 경제적 약자 계층을 우대하는 다양한 특혜제도를 활용해볼 수 있다. 이러한 특혜정책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나, 미국 중소기업들이 정부 조달 시 협력업체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리 기업들이 관련 정책들을 이해하고 특혜기업들과 협력하여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다양한 특혜 제도 가운데 어빌러티 원(Ability One)은 일정 상품 및 서비스를 시각장애인 및 중증장애인 단체로부터 구입하도록 의무화한 연방법에 따른 프로그램이다. 600여개의 미국 업체들이 이 프로그램의 회원사로 가입해 있으며, 이를 통한 구매액은 연평균 2억달러나 된다. 우리 기업들이 한국에서 생산한 반제품을 어빌러티 원 회원사에 납품하게 되면 미국 내 창고 및 재고 관리가 불필요하게 되고, 대금관리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보안필름 전문기업 S사는 2008년 미국 맹인산업협회(NIBㆍNational Industries for the Blind) 산하 납품기관인 위스크래프트(Wiscraft)를 통해 미 조달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였다. 통신장비케이블 전문업체 N사는 올해 어빌러티 원 프로그램을 이용, 이 프로그램 회원사에 반제품을 납품하여 국방부에 최종적으로 완제품을 제공하는 기회를 잡았다. 이는 미 국방부 납품에 있어 제약이 되는 베리 어멘드먼트(Berry Amendment, 국방조달의 경우 의류ㆍ특수금속 등 일부 품목은 100% 국내산만을 조달해야 한다는 별도의 제한규정)를 해결하는 방법이며, 한번의 납품 계약으로 다년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의 대미 수출은 중국 등 경쟁국에 밀려 2009년까지 3%를 차지하던 시장점유율이 현재 2.5%로 하락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출은 대미수출 확대를 위한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특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양허 하한선이 기존 20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인하되어 시장장벽이 낮아진 만큼, 주한미군의 조달시장에만 치중하지 말고 연방정부 조달의 특혜구매제도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잠재적 기회가 무궁무진한 미국 본토 조달시장 공략의 길은 분명 멀지 않다.
코트라 워싱턴무역관 권오승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