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도)에 번쩍, 서(연평도)에 번쩍’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 독도에 이어 18일 서해 최전선인 연평도까지 현직 대통령 최초로 방문,특유의 정국돌파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사고 있다. 대통령의 최고임무라지만 국가안보를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8월에는 한일정보협정 밀실추진과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비리가, 10월에는 동부전선 ‘노크 귀순’과 내곡동 특검이 청와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가장 민감한 한일문제와 남북문제를 각각 건드린 셈이다.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이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미묘한 시기여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청와대 측은 “동부전선 ‘노크귀순’ 사건이후 국민들이 안보에 걱정이 많은 상황에서, NLL에 대한 북한어선 침략시도도 잇따라고 있고, 다음달 23일에는 연평포격 2주기가 되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서 연평도를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계망이 뚫린 동부전선이 아닌 연평도를 방문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 계산도 깔렸다는 게 야당의 지적이다. 연평포격 1주기때도 가지 않았는데 2주기를 고려했다는 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연평도에서의 발언도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한다. 이 대통령은 “요즘 이런저런 얘기가 있지만 우리 군은 통일이 될 때까지는 NLL을 목숨걸고 지켜야 한다”며 NLL논란을 직접 겨냥했다. 이런 저런 얘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지난 8월에도 청와대는 독도를 방위백서에 포함시킨 일본의 도발이 있었고, 취임초부터 준비했던 일이라는 배경설명을 했다. 이어 ‘8.15’를 앞둔 시점에서 일왕 사죄요구 발언까지 더했고, 그동안과는 다른 초강경 대응으로 일관함으로써 한일관계는 수교이래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한일정보협정 밀실추진과 측근비리 문제는 여론의 관심에서 자연스레 멀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연평도 방문으로 청와대로 향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안보문제로 옮겨질 지 관심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18일 발언 중에는 북한을 자극하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연평도 주민과의 오찬에서 “군이 민간인 식량을 빼앗고 생활의 자유도 없고 밥도 풍족하게 먹을 수 없어 지구상에 그런 나라가 없다”며 “그러면서 핵무기 만들어 세계와 남한을 위협하니 기도 안찬다“라고 했다. 또 “(정부지원은) 안받는다고 하면서 민간단체가 주는 것은 받더라”, “북한이 어떻게 한다는 것은 위장전술”이라고도 했다. 강한 불신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임기말까지 강경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강경한 대응이 예상된다.
홍길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