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태형 기자]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부근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목포해양경찰서가 경비정 3009함을 현장에 출동시켜 검문검색을 시작한 것은 16일 오후 3시10분께. 홍도 북서쪽 90㎞ 해상에서 100t급 쌍타망 어선인 노영호 등 중국 어선 30여 척이 조업을 하고 있었다.
허가 번호 없이 조업을 하는 경우 해경은 이를 무허가 조업으로 간주하고 단속을 개시한다. 이날도 해경은 단속을 위해 중국 어선에 승선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중국 선원들은 배에 쇠꼬챙이를 꽂아 함정의 접근을 막고 해경 직원들의 승선을 방해했다. 중국 선원들은 가까스로 승선한 해경 직원들을 향해 쇠톱, 칼 등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해경은 현장에서 노영호 등 중국 어선 2척과 선원에 대한 나포를 시도했고, 중국 선원들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치자 중국 어선을 향해 비살상용 고무탄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노영호 선원 장모(44)씨가 쓰러졌다. 왼쪽 가슴에 고무탄을 맞은 것으로 추정되며, 쓰러진 장씨는 해경에 의해 3009함으로 옮겨져 응급 조처를 받은 뒤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러나 장씨는 이날 오후 6시께 숨졌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민들이 정당한 법 집행에 극렬하게 저항하자, 단속 대원이 생명에 위협을 느껴 진압 장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17일 오전 단속 함정인 3009함과 나포한 어선 2척 등이 목포항 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하자 중국 선원과 3009함 승선 직원을 상대로 당시 상황과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른 해경 관계자는 “흉기를 들고 격렬하게 저항할 경우 고무탄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어선 측의 공무집행 방해 정황과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는 한편, 보상문제 등 법적인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해상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인해 한국 해경과 중국 선원의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선원이 숨진 것은 2010년 12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전북 군산 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고 전복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바 있다. 당시에도 다른 어선을 단속하던 해경 4명이 이들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크게 다쳤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13일 인천 소청도 해상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한국 해경 이청호 경사가 중국 선장 청모씨에 의해 살해당한 바 있다.
이태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