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탓 금융수익 저조…은퇴층 안정적 임대수입 각광 1~2인가구 급증에 소형아파트·오피스텔등 수요도 탄탄 공급과잉 조짐속 수익률 하락 추세…세밀한 분석 필수
목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다. 저금리 탓에 월 이자가 반 토막이 난지 오래다. 적금, 보험, 연금, 주식 등 모든 투자처를 둘러봐도 시원치 않다. 안정성마저 흔들릴 경우 ‘은퇴난민’ 신세를 면키 어렵다. 은퇴층 등이 여유자금을 들고 수익성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는 이유다. 예전처럼 시세 차익은 기대할 수 없지만 짭짤한 임대수익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잘만 고르면 2억원 투자로 월 80만원 이상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형 아파트를 비롯해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아파트형공장, 오피스, 상가 등 이른바 수익성 부동산에 수요층이 몰리는 원인이다.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이 최고 수백대1에 달하면서 침체기 최대 투자처로 부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임대수익은 고사하고 본전조차 건지지 못하는 부동산 투자 역시 허다하다. 목돈 넣고 푼돈도 제대로 못 건지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임대천국(?)이 일약 애물단지로 변할 수 있다. 그만큼 신중함이 뒤따라야 한다.
▶시장 침체, 구조변화로 임대시장 급팽창=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동안 수익성 부동산의 임대 천국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수요층이 매입에서 임대로 변했기 때문이다. 은행돈 빌려 집사면 남는 장사였으나 레버리지 효과가 사라지면서 투자 원금마저 날리는 경우를 직간접으로 체험한 것이다. 가격 폭락까지 계속되는 장세로 변하자 임대거주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매입 가능한 계층까지 임대에 거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월세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대시장이 커지는 또 하나의 원인은 소(小)가구화 현상이다. 4인 가족 중심에서 1~2인으로 가구원 수가 줄어들면서 소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주택시장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2인 가구 비율이 48.2%로 전체 가구의 절반에 달할 정도다. 수도권의 경우 현재 46.2%에서 오는 2035년 63.0%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 도쿄가 선례적으로 보여준다. 소가구가 70% 이상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소가구 임대수요는 향후 더욱 크게 늘어날 게 분명하다. 젊은 층일수록 집을 사지 않는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임대시장 팽창의 요인이다. 여기에 경기 불안과 실업자 급증, 소득 불안 등으로 주택 구매능력이 크게 떨어져 임대거주로 돌아서는 계층까지 가세해 임차 수요는 지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공급적인 면에서도 임대시장이 팽창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퇴자들의 월수입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 대략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들이 현역에서 잇달아 은퇴하면서 노후 난민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여유자금 재테크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성 부동산은 최대의 투자대상이 되고 있다. 시세차익이 불투명해지면서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임대수익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임대유형 다양화, 한옥 게스트 하우스도 인기=임차수요 및 임대공급 환경이 변하면서 임대시장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과거 임대시장은 다가구주택, 연립, 상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룸 도시형생활주택을 비롯해 소형아파트, 오피스, 오피스텔, 아파트형공장, 게스트 하우스, 한옥 등으로 임대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배후 수요에 따라 임대 유형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 가산동과 성남 공단 등 창업벤처기업 등의 수요가 많은 곳은 아파트형 공장 임대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서울 북촌 등 관광객이 많은 곳은 외국인 임대가 유행이다. 서울 중심권 한옥 개조 및 신축이 유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에는 경매 등을 통해 단독주택을 매입, 외국인 임대용으로 개조하는 경우도 많다. 강남 등 유흥업소나 전문 직장인들이 많은 곳은 오피스텔, 원룸이 인기이고 수도권 주변 신혼 등 소가구가 운집하는 곳은 투룸 등의 임대사업이 관심이다.
판교와 광교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는 테마상가, 스트리트몰 등이 주류다. 단독상가보다 카페골목 등 테마 상권이 유리하고 대규모 집합단지일수록 임대가 잘나가기 때문이다. 광장과 도로를 낀 상가도 임대용으로 인기다. 지난해부터 신도시 등지의 단독용지를 매입, 다가구 신축을 통한 임대사업도 붐이다. 대지 50~80평 규모의 토지를 5억원 정도에 매입해 9가구 정도의 월세집이나 1층 카페 등 상가 임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강남 등 금융기관 및 보험, 증권사 지점 등이 많이 입지해 있는 곳은 섹션별로 오피스를 분양받아 이를 임대하는 경우도 흔하다.
▶일부 공급과잉 우려, 배후 수요 및 수익률 분석해야=임대투자는 고정자산가치 상승과 매월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매력이다. 특히 9ㆍ10대책이 시행되면서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 임대를 하는 것도 유익하다. 5년 임대 후 매각할 경우 양도세를 물지 않아 수익률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한옥이나 다가구 주택 등도 취득ㆍ등록세 감면혜택이 주어져 유리하다. 문제는 임대가 지속적으로 잘되고 수익률이 안정적일 것이냐 하는 점이다. 과잉공급 등으로 임대수요가 없게 되면 임대수익률이 뚝 떨어져 곤욕을 치른다. 최근 2~3년 동안 임대투자용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오피스텔과 원룸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향후 심각할 전망이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3만여실, 올해는 4만여실이 공급됐다. 연평균 물량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내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되면 임대물량이 넘쳐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건설업체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오피스텔을 기피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송파 등 지역에 따라서는 임대사업이 솔솔한 수익률을 올리는 달콤한 재테크가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변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과잉 공급됐던 일산지역의 오피스텔이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데 3~4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이 같은 과정을 거칠 공산이 크다. 이미 오피스텔 수익률이 강남권은 4~5%, 서울 도심권은 5~6%, 수도권 6~7% 수준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도시형 생활주택 역시 10만가구가 준공, 임차인을 찾게 된다. 최근 서울시가 500가구의 도시형생활주택을 매입하는데 민간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3500여가구가 신청했다. 과다 공급으로 분양률이 떨어지자 매입 의뢰 신청이 폭주한 것으로 이는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배후 수요와 중장기적 임대시장 변화, 임대수요 특성, 수익률 등을 세밀히 분석하지 않으면 향후 임대투자 실패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