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권 프라임 자산 강세, 상업용보다는 주거용이 앞서 회복
미국-임대시장 활기, 영국-도심권 강세, 일본- 토지시장 견인
버블 붕괴로 난리(?)를 치룬 미국ㆍ영국ㆍ일본 등의 부동산이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활황세를 예측하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각종 수치 등을 들여다보면 바닥은 벗어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미국의 CNN머니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4%정도가 주택가격 반등이 본격화되었거나 적어도 연내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 점 등이 이를 강하게 뒷받침해 준다.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잠복상태에 머물면서 진앙지인 스페인은 2분기 부동산 자산가치가 무려 8.1%포인트 하락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양상이다. 하지만 영국의 부동산은 살아나고 있다. 런던 주거용 부동산은 상업용 부동산을 넘어 기대치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다. 일본 역시 토지 및 중고 맨션 거래 건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오피스 공실률 감소, 신축 맨션 증가 등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가시화되는 추세다.
바닥을 치고 일어서는 이들 국가의 부동산 움직임은 우리 부동산시장에 시사하는 바 크다. 하락의 끝과 상승의 시발에서 부동산의 움직임을 미리 맛볼 수 있는 데다 향후 전망까지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집값 반등 물꼬, 본격 상승 궤도 진입=미국의 주택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백만건의 경매물건이 쏟아지고 모기지가 파괴될 정도로 심각한 버블 붕괴의 홍역을 치뤘다. 하지만 수년간의 동면을 거쳐 주택시장의 맥박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미국 부동산 슬럼프가 끝났다는 1차적인 증거는 부동산 가격지표인 S&P/실러지수다. 기존주택 판매가 상당 폭 늘어나고 신규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7월의 기존주택 판매량이 전월 대비 2.3%, 전년동월 대비 11%가 증가했으며 부실부동산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전체의 24%수준으로 지난해 29%보다 크게 낮아졌다. 20대 주요 도시의 집값이 전년 대비 1.2%가 올라 2010년 8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신규주택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판매량이 37만2000가구 수준으로 전월 대비 3.6%, 1년 전에 비해 25.3%가 늘어 최근 2년 내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에 달하는 모기지 금리와 구입자 세제혜택 등 정부의 지속적인 부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 매매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시장 저변에 구조적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잠재 매수세의 시장 개입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시장회복이 빨라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회복에는 시장별 온도차가 크다. 임대용 아파트 시장과 리테일 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오피스, 산업용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모멘텀을 상실한 상태다. 임대아파트의 올 상반기 가격지수가 24.3%가량 상승, 2007년 절정기에 진입할 정도로 좋았다. 리테일 시장 역시 3.7%가 상승,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오피스시장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높은 공실률이 지속되고 산업용 부동산 역시 소비 감소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영국, 주거용이 상업용보다 앞서, 일부 양극화도=유럽 부동산 펀드 수익률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유럽 부동산은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인ㆍ 포르투갈ㆍ이탈리아 등지의 부동산 가치 하락이 크다. 독일과 프랑스가 선방하고 있으며 유로존 외 국가인 북유럽과 영국의 부동산 수익률은 높게 나타나는 등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다.
특히 영국의 경우 올 전반기 동안 투자목적의 주거용 부동산 수익률이 3.1%로 강세를 보였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1.2%를 크게 앞지른 것이다. 런던 소재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높은 데다 지난 2년6개월 동안 임대료가 꾸준히 오른 데 따른 것이다. 런던 중심부의 주택선호도가 높다는 얘기다.
또 영국 정부가 건설예산 삭감으로 주거용 부동산 개발이 정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결과이기도 하다. 2008년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영국 부동산시장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양극화다. IPD 영국 반기별 주거용 시장 지표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 런던 외 지역의 부동산 가치 차이가 꾸준히 벌어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 센트럴 런던의 경우 해외자본 유입과 기존 및 신규 투자 간의 프라임 자산에 대한 경쟁으로 전반기 중 4.1%의 높은 자본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런던 외 지역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전 지역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는 양상이다. 이는 도시권 외곽투자는 극히 조심해야 한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본보기다.
▶일본, 수도권 중심 회복…거래 강세, 오피스 부진=토지와 주택거래 건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5월 토지 소유이전등기 건수가 지난 5월 수도권 토지거래 건수가 전년동월 대비 29.8%가 증가한 3만건 정도에 달했다. 특히 동경권에서 31.8%가 늘어난 1만건을 상회, 거래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다. 동경권 신축 아파트가 늘어나고 재고주택 역시 안정적이다. 7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6.7%가 증가한 1277건으로 8개월 연속 늘어나는 추세다. 가격도 전년동월 대비 2.5%가 상승, 바닥다지기를 끝내고 거래 선순환 구조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경제불황 탓이다. 7월 대형 빌딩 공실률이 9.30%, 나고야ㆍ센다이 등 지방도시의 공실률은 10%대를 웃돌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의 회복이 주거에 비해 느리다. 이와 함께 회복의 핵심은 인구가 안정적이고 프라임 자산 밀집지역은 시장회복이 견조하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그만큼 변수가 적고 투자자금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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