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부채규모 157조9000억 벽산·풍림 등 완전자본잠식 금호산업 부채비율은 2899% 경기 부진에 부도 공포 확산
우리나라 50대 중대형 건설사의 16%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돼 건설사들의 연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건설경기 하락으로 일감이 감소한 데다 투자자들이 건설사 발행 회사채를 외면하면서 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시공능력 상위 50대 건설사 중 8곳이 자본잠식에 빠졌다. 벽산건설, 풍림산업, 남광토건은 자본금이 바닥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고 금호산업은 자본잠식률 87.2%, 한일건설 78.2%, 진흥기업 42.2%, 삼호 6.8%, 동아건설산업 4.8%로 부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시공능력 100위 건설사 중에서는 우림건설, 범양건영 등이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조사됐다.
이들 건설사의 부채상황도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50대 건설사의 부채는 6월 말 현재 157조9000억원 수준으로 유럽 재정위기 전인 2010년 말보다 4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설사 31곳의 부채가 늘었고, 부채비율이 200% 넘는 곳도 30군데에 달했다.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은 2899%, 한일건설 1423%, 삼부토건 1045%, 울트라건설이 761%에 달해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불건전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건설경기에 대한 업계의 전망이 비관적이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전월 대비 11.6포인트 오른 70.6을 기록했지만 전월 수치가 근래 2년 중 가장 낮았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을 봐도 8월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7.3% 줄고 건설수주는 29.9% 감소해 얼어붙은 실제 시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건설사들은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까지 막혀 있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건설업에 대한 불신으로 건설사 회사채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신용평가등급 평가마저 포기하는 건설사까지 등장했다.
앞으로 건설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경우, 올 들어 풍림산업, 삼환기업, 남광토건, 벽산건설, 극동건설 등 한국 현대사를 지탱해온 묵직한 건설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처럼 비슷한 사례가 속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