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태형 기자] 전국적으로 약 11만명의 여성이 불법 제조된 여성질환 검사칩으로 검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성질환 전문 검사칩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의 발생인자) 유전자칩’으로 자궁경부암 등을 사전에 검사하는데 쓰인다.
그러나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불법 제조 판매된 유전자칩은 여성 질환을 확인할 수 없어 11만명이 넘는 여성이 다시 여성질환 검사를 해야할 상황이다.
27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허가받지 않은 여성질환검사칩을 불법 제조ㆍ판매해 온 업체 대표 A(59)씨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HPV 유전자칩을 제조하고 수탁검사를 하는 B사는 식약청 허가를 받지 않은 검사칩을 생산해 전국 11만명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하고 검사료 22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의약품도매상을 통해 시가 8800만원 상당의 검사칩 1만개를 유명대형병원에 납품하는 등 약사법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검사대행업체인 C사는 B사의 제품을 전국 611개 산부인과의원 등을 상대로 영업하면서 의사 등 69개 병원관계자들에게 모두 3억2000만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C사 대표 D(47) 씨와 1000만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받은 병원관계자 8명은 의료법위반과 배임수ㆍ증재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C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8개 병원관계자들은 환자의 성명, 생년월일, 차트번호, 확대촬영사진, 검사결과 등 환자의 개인정보 23만건까지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병원관계자 8명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B사는 지난 2010년 식약청 단속에서 적발됐으나 영업정지 처분도 받지 않고 과징금 700만원만 부과받은 뒤 계속 무허가 제품을 생산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허가되지 않은 시약으로 행한 검사로 불필요한 검사비용을 부담하게 하거나 정밀진단시기를 놓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관계법령이 미비해 비의료기관이 난립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불법 검사칩을 사용한 경우 보험료를 청구할 수 없음에도 대부분 병ㆍ의원에서 보험료를 청구한 것을 확인하고, 건강보험공단에 환수조치토록 통보할 예정이다.
이태형
